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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일럿. 꼭 봐야 할 넷플릭스 재밌는 신작 영화 추천. 줄거리 등장인물 리뷰 후기. (하단 결말 스포 있음) - 원작 스웨덴 영화 콕핏 줄거리

아셀acell 2024. 12. 19. 06: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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넷플릭스에 파일럿이 떠서 드디어 파일럿을 봤습니다.

영화관에서 개봉할 때 거의 볼뻔 했지만 결국 시간이 안돼서 못봤었는데 넷플릭스에서 드디어 오픈해줘서 너무 감동. 실제로 보니 저는 너무 재밌었는데요. 여러가지 다양한 의견들이 있더라구요. 그리고 원작도 있더라구요. 다양한 정보 및 리뷰 해보도록 하겠습니다.




먼저 주인공은 조정석 배우가 맡은 한정우 인데요. 그는 정점을 찍었다고 말할 정도의 비행 실력과 동시에 대중적 인기를 겸비한 유명한 파일럿이었습니다.

그러던 어느날 그는 술자리에서 여성들을 '꽃다발'이라며 말실수를 하게 되었는데요.

사실 이게 말실수라고 말하는 것도 웃긴게, 꽃다발이라는 말 자체는 언뜻보면 좋은 말처럼 보이지만, 사실 그 말의 내면에는 사람을 꿔다놓은 보릿자루로 보는 가치관이 숨어있잖아요. 그저 보기만 좋은, 꿔다놓은 보릿자루로 여성을 생각하던 그의 가치관이 탄로난 것이죠.

이건 말실수라기보다는 사람을 사람으로 존중하지 않고 보릿자루로 보던 그의 가치관이 탄로나 버린 그러니까 그의 허물이 탄로나버린 사건이었죠.

하지만 이런 말들이 사회적으로 통용이 되다보니 어물쩡 넘어갈 수도 있겠지만, 누군가 이 말을 녹음하고, 녹음파일을 푼 것이 방송을 타고, 여론이 안좋게 되어, 그는 해고 통지를 받게 됩니다. 그리고 그동안 지쳤었던 아내에게 이혼도 당하고 (그도 그럴 것이 그는 너무 오랜 기간 아내에게도 집안에도 관심이 없었습니다. 아들의 꿈도 모르고 아내의 병도 몰랐죠.) 먹고살길 없는 실업자가 되었습니다.




하지만 그가 그렇게 되었다고 대출금이나 양육비가 그의 사정을 기다려주지 않기에 그는 정말 돈이 필요했는데요.

그러던 와중 그는 특별출연한 문상훈 배우의 유튜브를 듣고 여장을 결심하게 됩니다. 문상훈은 태평양의 작은섬 일라일라(?) 원주민들이 행복을 염원하면서 외치는 마법의 주문이 있다면서 알려주고, 행복하기 위해서는 “불광불급! 미쳐야 미친다! 생각을 하지 말고 그냥 하라"며 그를 부추깁니다.

사실 그가 본 마지막 면접은 그가 원래 다니던 항공사 계열의 저가 항공사였는데, 여성 대표가 여성 파일럿 비율을 50%로 올리려는 계획이라고 들었기 때문에, 여장을 하게 된건데요. 한밤중에 취해서 동생 이름으로 경력도 위조해 지원한 그는, 다음날 아침 면접을 보러 오라는 전화에 의아했지만, 간밤에 자신이 한 행동을 기억해내고, 진짜 여장을 결심합니다.




여기에는 한정우의 여동생, 한정미의 도움이 컸는데요. 한선화 배우가 연기한 한정미는 오빠가 사준 집에서 엄마와 살면서 ASMR 뷰티 크리에이터를 하고 있었는데, 그래서 한정우를 여장 시키는게 더 자연스러웠던 것 같습니다.

정미의 손에 완성된 여장을 한 한정우는, 면접도 성공하고 여자 파일럿으로 항공사에 들어가 여장을 하고 일하는 나날들을 보내는데요. 그러던 중 회식 자리에서 새로들어온 여자 파일럿들을 칭찬하던 한 상사가 한정우 얘기를 하며 나쁜말도 아닌데 그렇게 된게 안타깝다고 하면서, 그 칭찬이 정말 불쾌하냐고 묻자, 한정우의 옆에 앉아있던 다른 여성 파일럿, 윤슬기가 나쁜말은 아니지만, 내가 아무 칭찬받을 일을 하지 않았는데 대체 왜 칭찬을 하시는 거냐고 되물었습니다.

이에 분위기가 싸해지고 다른 사람들이 '불편하게 왜저러냐'며 웅성거렸는데요. 사실 현실에서는 누가 이런말을 했을 때 불편하게 왜저러냐고 들리게 말하는 사람은 없었던 것 같은데 작위적이라 좀 어색했습니다.




아무튼 찬 공기를 느끼고 조심스러워진 윤슬기를 본 한정우는 갑자기 공군사관학교 교가를 부르고, 분위기를 바꿔놓습니다.

이에 윤슬기는 한정우(한정미로 활동중인) 에게 고마움을 느끼며 둘은 친해지죠.

윤슬기 역을 맡은 이주명 배우는 스물다섯 스물하나 드라마에서 처음 봤는데요. 거기서도 폭력교사에게 반항하는 역으로 나왔었는데, 여기서도 불편한 부분들을 얘기하는 사람으로 나와서, 뭔가 이런 레지스탕스 적인 이미지가 있나 싶었습니다. 그런 이미지도 있는 것 같고, 원리원칙주의적인 이미지도 있는 것 같아요. 아무튼 선한 이미지?

극중에서 윤슬기는 쿨하고 당찬 파일럿이자 전형적인 외강내유 스타일 입니다. 둘은 같이 쇼핑도 하고 밥도 먹고 술도 먹고 단짝이 되는데요.




부기장으로서 그리고 슬기의 단짝으로서 정미 행세를 잘 해내던 정우는 어느날 공군사관학교 후배인 서현석과 같이 비행하던 도중 새 떼에 부딪혀 추락사고를 겪게 되는데요. 평소에 같이 일하는 여자 동료들에게 찝적대는 것으로 유명하고 남성우월주의 면모도 보이던 현석은 추락하는 비행기를 잘 운전할 자신도 없으면서, 기장 핸들을 정우에게 내주지 않았습니다. (정미인줄 알고)

그러자 한정우는 지랄하지말고 핸들 내놓으라고, 소리를 외치며 핸들을 잡았고, 현석은 정미가 정우임을 눈치챘으나 기절하고 의식을 잃었습니다. 정우는 끝까지 비행을 잘 마무리해 승객들을 살려냈고 항공사의 간판이 되었습니다.

하지만 어디까지나 정미로서의 간판이었죠.

승승장구하던 그는 그러나 슬기에게도 현석에게도 정체를 들킬 위험에 처했는데요. 이를 헤쳐나가는 이야기가 위기 절정 결말 부분에 풀어집니다. 더 자세한 결말 스포는 맨 하단에 있으니 원하시는 분만 읽어주세요.

🎈
파일럿 영화가 그냥 코미디 여장 영화일 줄 알았던 것에 비해, 초반부터 젠더 문제가 많이 언급되는 듯 해서 당황스러우면서도 시원했습니다.

하지만 행간에서는 주제의식이 남녀를 모두 비판하는 양비론에 가까운지 페미니즘 영화에 가까운지 여러가지 해석이 나오더라구요.




노정욱 상무나 서현석 기장, 그리고 초반의 한정우 등의 남자 캐릭터들로 남성에 대한 비판, 풍자가 드러났고, 여성 할당제, 페미니즘 마케팅 등에서 젠더 이슈도 보였지만, 이러한 마케팅, 제도를 펼친 노문형 이사를 통해 도를 넘은 페미니즘에 대해서도 얘기했지만, 한정우의 발언을 폭로한 윤슬기의 행동에 대해서는 정확한 의견 표명이나 깔끔한 마무리가 없었기 때문인데요.  

분명히 신선하고 이슈가 될만한 영화였지만, 이런 부족한 부분들 때문에 영화를 위한 이슈의 단순 활용이었다는 의견이 있습니다.

그도 그럴게 원작인 스웨덴 영화 <콕핏>은 여성우대정책과 권리, 남성의 역차별과 여성의 직업 수행 능력, 직업관 등에 대해서 선입견을 대놓고 건들며 유머러스하게 풀어낸 것으로 평가받은, 영화를 위한 풍자가 아니라 풍자를 위한 영화로서의 가치를 잘 보여주었거든요.




<파일럿>은 그에 비하면 풍자의 정도가 얕고 일차원적이며 한국 상업영화계의 다른 젠더 이슈를 다룬 영화들과 큰 변화가 없었다는 평이 많았습니다.

근데 풍자와 코미디가 공존하다보니 서로 맥을 같이 가기 힘든데, 같이 가야하고, 그러다보니 따로 노는 것과 같이 느껴지기도 하고, 여러가지 조건상의 부족했던 부분도 있었을 것 같아요.

또 사실 한국 사회에서 이 이상의 깊이있는 풍자를 하는 영화가 가능할까, 하는 회의감도 있구요.

원작영화를 보면 이 생각이 사라질 수도 있겠지만... 원작 영화에서는 여성 우대 정책을 노리고 입사한 주인공이 비상 착륙 과정에서 당황하여 혼절하고 동료 조종사가 이를 폭로하며 여성은 긴급상황과 비행술에 취약하다며 여성 조종사에 대한 혐오가 퍼지게 되는데, 주인공이 이를 수습하기 위해 여장한 자신을 밝힘으로서 성별의 문제가 아니라 사람의 문제임을 고백하며 영화가 마무리 된다고 해요.

어떻게보면 설정 자체에서 이미 남성우월주의가 듬뿍 느껴져서 아쉬운 느낌도 드네요.


🎆
결말 스포

슬기는 정우 엄마의 칠순 잔치에 우연히 함께하게 되었는데요.




정우의 지갑을 주웠고, 거기 정우의 신분증과 정미의 파일럿 자격증이 같이 있는걸 보고, 한정우가 여자가 아니라 남자임을 알게됩니다.

그러나 이때 회사 대표인 노문영 이사는 슬기를 해고하는데요. 노문영은 사실 본작의 악역이자 최종보스 입니다. 한에어의 이사인데, 아까 말했듯 큰 항공사인 한국항공의 계열사인 저가 항공사 가 바로 한에어입니다.

한국항공 노정욱 상무와는 남매 사이이자 권력 다툼을 하는 사이예요. 여성 파일럿을 많이 뽑으려 했던 이유도, 남자라는 이유로 대형 항공사를 받은 동생과 자신의 처지에 대해 분노해서라는 얘기들이 있었지만 본인이 여성임원 임을 한껏 이용해, 젠더 이슈를 통해 주목받으며 성장하고자 하는 노림수가 있었을 것 같습니다.

아무튼 한정우와 함께 노정욱 상무도 꽃다발이니 뭐니 그런 성희롱 및 성추행 파문이 일어 사임하게 되었는데, 이틈을 노려 한국항공의 경영권까지 차지하게 됩니다.




그녀는 한정우(한정미)를 회사를 위해 이용하고자, 비행 사고 녹취록를 통해 그녀가 한정우임을 알았지만 덮어두었고, 한정우가 여장 사실을 들키는 것을 우려해 윤슬기도 퇴사시킨 것이었습니다.

윤슬기의 퇴사 시점에 윤슬기가 한국항공에서 한정우, 노정욱의 멘트를 녹취하고 폭로한 사실이 한에어에 오픈되었는데요. 한정우는 이미 알고있던 부분이지만, 몰랐던 사람들은 슬기가 한국항공을 퇴사할때 있었던 여러가지 더러운 소문들까지 전해듣고 수군거렸습니다. (한정우를 좋아해서 폭로한거라느니, 유부남을 좋아했다느니 하는 말들)

물론 노문영 은 한정우를 이용하려는 의도만 있을 뿐 그를 괴롭히거나 해를 가하는 면은 거의 없었고, 또 정우가 여장하여 재취업하는 그 모든 과정에서는 전혀 그의 그런 불법적인 행위들을 알지 못했고, 그랬지만 마지막에 주인공이 솔직해지고자 하는 부분에서, 회사를 위해 그냥 계속 한정미인 척 하라는, 마치 매트릭스의 '파란약'을 추천하는 사람 정도의 캐릭터였는데요.




노문영에 말해 고민하던 한정우는 그러나 생방송 무대에서 자신이 남자임을 폭로하고 과거의 실수를 사죄하였습니다. 노문영은 (아마도) 이미 저질러진 물이기에 역대급 기자회견에 감탄을 하면서 인정하는 모습을 보였습니다.

이수 한정우는 파일럿인 아빠도 좋아하지만 발레강사인 엄마의 영향으로 발레를 좋아하고, 장난감 레고보다 미미 인형을 더 좋아하는 아들 시후에게 발레 옷과 신발을 선물해주고, 작은 비행기를 몰며 생계를 이어나갔습니다.

정미는 오빠 한정우 사건 이후 '진짜 한정미' 라는 채널명으로 실버 버튼을 받는 유튜버가 되었고, 초반부터 인플루언서가 될 조짐을 보였던 정우와 정미 엄마는 '찬또할미' 라는 이름으로 구독자 100만을 달성한 대형 인플루언서가 되었습니다.

정우와 슬기는 그뒤로 다시 만나거나 하지는 않았지만 어느날 우연히 만나 서로 웃으며 지나치는 모습을 보여주었습니다.




이부분 때문에 윤슬기의 행동에 대해서 정확한 의견 표명이나 깔끔한 마무리가 없었다고 한거였습니다. 윤슬기가 끝까지 자기가 맞다고 말하지도 않았고, 한정우에게 보다 만족스런 사과를 받지도 못했고, 부당한 해고만 두번 당하고, 마지막엔 한정우와 웃으며 스쳐 지나가기까지 했기 때문인데요.

앞서 본 정숙한 세일즈, 같은 드라마에서는 젠더 이슈 상 아무래도 여성이 사회적 방해물들을 뚫고 삶을 계속해서 영위해 나가는 등의 마무리가 가장 깔끔하고 선호되는데, 파일럿은 그런 부분에 전혀 포커싱하고 있지 않다는 점에서 젠더 이슈를 그저 써먹은것 아니냐는 평을 받을만 했던 것 같습니다.

그래도 신나게 웃으면서 젠더 이슈에 대해 인사이트를 주는 영화였다는 점에서는 나쁘지 않다고 보였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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