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어머니 이야기 4권 리뷰 후기 - 현대사 저자 은성과 어머니의 이야기 - 알쓸신잡 김영하 추천 책

"내 어머니 이야기" 4권은 저자의 개인적인 이야기와 어머니의 이야기가 조화롭게 섞여 있는 감동적인 마무리입니다. 이 책은 저자가 중학생 시절부터 대학생, 대학원생이 되는 동안의 이야기와 그 기간 동안 어머니가 살아온 삶을 담고 있습니다.

작가가 학업을 이어가는 동안, 어머니는 동네 사람들과 계를 하며 돈을 모았고 이를 통해 재정적으로 안정된 생활을 했습니다. 하지만 자식들의 필요에 따라 번 돈을 모두 주면서 다시금 어려움을 겪게 됩니다.

특히 장녀인 동희는 집안의 여러 문제를 해결하다 지쳐 알코올중독으로 고생하게 되는데, 이러한 가족의 이야기가 진솔하게 그려집니다. 작가의 어머니는 그렇게 자신의 삶을 희생하며 가족을 돌보았지만, 그 과정에서 겪은 고난과 역경은 쉽게 사라지지 않았습니다.

작가는 또한 심리적으로 힘들었던 일들과 이를 극복하기 위해 집단 상담을 받으며 괜찮아진 경험, 뒤늦게 디자인 일을 배우고 만화를 그리게 된 과정을 통해 자신의 성장과 치유를 이야기합니다.

구체적으로 말하지는 않았지만 작가는 극복하지 못한 상처를 지닌채 대학시절을 맞이했고 충격적인 5.18 민주항쟁, 여러 사람들의 항쟁의 모습을 보고 함께해야한다는 책임감을 가졌지만 상처로 인해 완전히 몰입하지 못하고 어느 순간 대학생활과 책임감 그 어딘가 어중간한 곳에서 부유하며 대학시절을 보냈습니다.

그러다가 상처에 대한 직접적인 치유를 통해 비로소 그 부유에서 빠져나올 수 있었습니다. 근현대사의 상처와 아픔은 어쩌면 정말 이렇게 확실한 치유의 행위가 있지 않는 한 계속되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상처 때문인지 이러한 현대의 삶이 과거보다 더 흐릿하게 느껴지는 모순 속에서도, 긴 역사를 살아온 어머니의 모습은 더욱 대단하게 다가옵니다.

책을 읽으며 "저 강물은 말도 없이 오천년을 흘렀네~"라는 가사의 노래가 떠올랐습니다. 오랜 세월을 묵묵히 흘러온 강물처럼, 어머니의 삶도 그렇게 흘러왔음을 느끼게 합니다.

작가의 어머니는 한국 근현대사의 격변기를 온몸으로 겪으며 살아왔습니다. 일제강점기, 한국전쟁, 산업화와 민주화 시기까지, 수많은 변화와 어려움 속에서 그녀의 삶은 계속되었습니다.

이러한 시대적 배경 속에서, 세대 간의 갈등은 필연적으로 발생하게 됩니다. 어머니 세대는 전쟁과 가난, 산업화를 겪으며 생존을 최우선으로 하는 삶을 살아왔고, 이러한 경험은 그들의 가치관과 생활 방식을 형성했습니다.

반면, 작가를 비롯한 젊은 세대는 보다 안정된 경제 환경과 교육 기회를 누리며 성장했으며, 이는 그들의 삶의 목표와 가치관에 큰 영향을 미쳤습니다. 이러한 세대 차이는 때때로 갈등으로 나타나기도 하지만, 그 이면에는 서로 다른 시대를 살아온 경험의 차이가 자리하고 있습니다.

"내 어머니 이야기" 시리즈의 마지막 권이라 더욱 아쉽게 느껴졌습니다. 이 책을 통해 역사 속에서 살아온 모든 할머니, 할아버지들이 대단하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들 중에는 잘못된 선택을 한 사람들도 있었겠지만, 그것은 그만큼 팍팍한 세월을 살아왔기 때문이라는 이해와 공감이 생깁니다.

지금의 젊은 세대가 그 시절의 어려움을 완전히 이해하는 것은 어렵겠지만, 최소한 그들의 삶을 함부로 재단하지 않고 존중해야 한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특히, 어머니 세대가 겪은 고난과 희생을 통해 현재의 우리가 존재한다는 점을 깨달아야 합니다. 그들이 겪었던 가난과 고난, 그리고 희생은 오늘날 우리가 누리는 많은 것들의 기반이 되었습니다. "내 어머니 이야기" 4권은 그런 점에서 우리에게 깊은 울림과 교훈을 주는 작품입니다.

책을 통해, 우리는 과거의 역사와 현재를 살아가는 우리의 삶을 연결 지을 수 있습니다. 어머니의 삶은 단순히 한 개인의 이야기가 아니라, 우리 모두의 역사이자 우리의 현재와 미래를 비추는 거울입니다. 이 책은 그런 의미에서 매우 소중한 기록이며, 모든 세대가 함께 읽고 공감할 수 있는 작품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