행복은 찾아오기를 기다리는 것이 아니라 지켜내는 것. 행복은 언제나 그 자리에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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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넷에서 마음이 싱숭생숭해지는 만화를 봤다. 짧은 단편이었고 스토리는 답답했다. 하지만 남 이야기 같지 않았고 흘려넘길 수 있는 이야기도 아니었다.
여러모로 두고두고 보고싶은 이야기라서 포스팅도 남겨본다.

전후에 무슨일이 있었는지는 모르지만 일단 시골에 내려와 백수로 살고있는 주인공 이야기였다. 어머니 치과비로 큰돈 천만원이 들게 되었고 돈생각에 뒤숭숭해져서 엄마가 마트에서 이거 너 좋아하지, 이거 살까, 저거 살까 할 때 계속 기분이 안좋았었다. 백수고 돈나올 구멍은 없는데 천만원을 할부로 긁긴 했다지만 다달이 갚아야 하니 마음이 힘들었겠지.

이제부터라도 돈을 아껴야지 할 때 엄마가 이것저것 사려고 하니까 우린 이제 아껴야 한다고 꼭 필요한것만 사자고 기분이 안좋게 말했다.

하지만 엄마가 말했다. 살다보니 돈은 있다가도 없고 없다가도 있는 거였는데, 그래서 돈이 없었던건 마음에 그리 깊이 남지 않는데, 돈 때문에 사람과 싸우거나 안좋았던건 오래 남았다고. 오늘이 치과비 때문에 아들과 싸운 날이 아니라, 같이 마트에 가서 아들이 좋아하는 포도를 사준 날이었으면 좋겠다고.

그리고 아들은 깨달았다. 행복은 어떻게 잘 얻어내거나 찾아내야하는 것이 아니라, 항상 그자리에 있었고 지켜내는 것이라는 것을. 그리고 이전에는 상상도 못해본 우연히 잡게된 기회를 힘차게 잡게된다.

그 마지막을 보고 나는 그 만화의 주인공이 행복할거라는 확신이 생겼다. 조금 불행하더라도 조금 불안하더라도 행복은 어디선가 나에게 떨어지는 것이 아니라 지켜내는 것이라는 걸 아는 사람은 행복할 준비가 된 것이다. 준비된 사람이 찾아내서 지켜내는 행복은 어쩌다 마주친 행복보다 훨씬 깊고 아름답다.

여기서 지켜낸다는 것의 의미를 나는 감당하고 책임지는 것이라고 생각했다. 얼마전 본 만화에서 비슷한 얘기가 나왔는데, 거기서는 ‘사랑’이 단순히 섹슈얼하고 설레고 한 것이 아니라 책임지는 것이라고 했다. 책임지지 않은 사랑은 사랑이 아니며 한때 사랑했더라도 책임을 저버렸다면 사랑을 저버린 것이라고, 사랑하지 않는 것이라고 했다.

그 말에 너무 공감했다. 행복도 비슷하다고 생각됐다. 우리는 사랑이나 행복, 인생의 좋은 순간들이 내 노력과 상관없이 찾아오기를 꿈꾸지만 살아보니 그렇게 찾아오는 좋은 순간은 거의 없을 뿐더러 와도 잠깐이고 그리고 그렇게 맞이한 순간에서 느끼는 행복, 노력하지 않고 받은 사랑으로부터 오는 만족감은 그리 크지 않다.

결국 우리는 어떤 상황에서든 사랑하고 행복할 수 있지만, 그것을 발견하지 못하거나, 거기에 만족하지 못하거나, 할 뿐이다. 천만원을 내고 치료를 받아야 하는 순간에 놓였을 때 누군가는 큰돈이 나가는 부담감만을 생각하고 불행해하지만, 누군가는 돈은 있다가도 없는 것이고 없다가도 있는 것이니 아들과 함께하는 시간에 더 집중하고 마트에서 함께 장을 보며 서로를 위하고 거기에서 위로를 받으며 더욱 사랑하고 행복하려고 노력하는 것처럼.

행복과 사랑은 결국 지켜내는 자의 것인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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