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주워홀을 처음 준비하게 된건 29살이 막 시작된 지 얼마 안되었을 무렵이었다. 호주워홀은 내 오랜 꿈이었고 해보지 않으면 후회할 일이었고 호주워홀은 물론 30살까지 가능하지만 30살에 떠나기에는 뭔가 너무 급박해보였고 29살이 마지막일 것만 같은 느낌이 들었다.
하지만 막상 혼자서 준비하려니 막막해서 나는 유학원을 찾았다.
인터넷으로 많이 검색을 해본다고 해봤는데 지금 생각해보면 좀더 찾아볼걸, 그리고 큰 유학원이라고 맹신하지 말고 거기서 주는 정보를 토대로 더 검색해볼걸 하는 후회는 있다. 왜냐면 유학원에서 추천해준 지역 케언즈는 너무 좋았지만 그리고 거기서 추천해주지 않았더라면 못가봤을 수도 있을 것 같아서 만족스럽지만 거기서 추천해준 어학원은 별로였기 때문… 어학원에서는 무조건 장점만 말해준다. 하지만 어학원이 씨티와 멀리 있어서 어학원을 다니는 동안 씨티에 일자리를 구할 수 있는 형편이 전혀 안된다는 것이 씨티에서 먼 어학원의 최대 단점이자 치명타였다. 덕분에 어학원 다닌 2개월은 돈을 쓰기만 하고 전혀 벌지 못했다. 원래 그런건줄 알았는데 나중에 보니 씨티에 있는 어학원 다니는 친구는 씨티 다니면서도 잡을 구해서 일을 하면서 어학원을 다니고 있었다. 호주워홀의 목표가 뭐냐에 따라 다르겠지만 어학원 다니는 기간 중에도 일을 할 수 있다는 것. 하면 좋다는 것. 돈을 쓰기만 하니 좀 불안했다는 것은 꼭 알리고 싶다.
그리고 어학원은 당연히 안다녀도 된다. 그냥 가자마자 레쥬메 돌리고 잡을 구해도 되고 어학원을 나왔다고 해서 잡 구하는데 큰 도움이 되는 것도 아니다. 장점을 꼽자면 나는 소심한 성격 탓에 영어를 입밖으로 내뱉는 것이 어려웠는데 어학원을 다니면서 영어로 대화하는데에 익숙해진 점은 좋았다. 일하면서 영어에 익숙해지려면 아무래도 돈을 받는 입장에서 쫄리는게 더 컸을 텐데 어학원을 다니면서 영어에 익숙해지는 건 돈을 내는 입장이고 또 다들 배우는 입장이다보니 그런 심적 부담이 덜했다. 물론 어학원을 다닌다고 영어 실력에 큰 성장이 있지는 않았다. 그냥 더 익숙해지는 것. 뭐 단어도 좀더 알고 했겠지만 큰 변화는 없었다. 2달밖에 안되기도 헀으니까. 근데 어학원 다니면서 쌤들이 호주영어가 다른 미국영어, 영국영어와 다른 점, 호주의 문화, 사람들의 억양, 이런 것들을 알려준 건 좋았다. 호주가 영국영어 같으면서 좀더 발음이 째지고 쎄서 미국 사람들도 잘 못알아듣기도 한다고 한다. 그런 점을 미리 경고받으니 나는 초중고 내내 영어 배워놓고 왜이렇게 못알아들을까, 자책하기보다 아이고 호주영어 알아듣기 어렵다더니 진짜 어렵네, 하고 좀더 가벼운 마음으로 Sorry..? 하고 한번더 물어볼 수 있었다.
비용 같은 경우에는 나는 비행기, 어학원, 어학원 생활비 등등해서 400만원 정도 들은 것 같다. 나머지 숙박비, 식비, 통신비 등은 일하면서 그래도 충당할 수 있었고 돈을 남겨오지는 못했다. 마지막에 케언즈에서 멜버른까지 찍고 시드니로 돌아와 일을 구하려고 했지만 구하지 못하고 귀국.. 결국 여행만 하고 돌아온 셈이 되어서.. 돈이 안남았다. 비용은 2-3년 전 이야기라 지금과는 다르겠지만.. 그래도 그정도 돈으로 10개월간 호주살이를 경험하고 관광도 하고 해서 큰 후회는 없다.
나는 애초에 마음가짐이 바다를 바라보며 서빙하는 널럴한 일상 - 을 생각하며 가서인지 생각보다 빡세고 어려웠던 호주에서의 워킹을 잘 견디지 못했다. 스시메이커, 레스토랑 서빙, 마사지샵, 한인마트, 농장, 공장, 참 여러가지 일을 했지만 별로 꾸준히를 못했다.. 아쉬운점이 있다면 그게 제일 아쉬운 것 같기는 하다. 하나라도 꾸준히 해봤으면 큰돈을 벌 수 있었을 수도 있고 사람을 더 얻었을 수도 있을 것 같은데 그런점이 좀 아쉬웠다. 하지만 종교활동을 하면서 사람들을 많이 알게되기는 했고 다들 그만둘 이유가 있긴 했다. 그리고 생각해보면 한국에서도 서비스업이나 서빙 같은 일들을 잘 하지 못했다. 애초에 내게 잘 안맞는 일인 것 같기는 해서 자책하거나 하진 않았다.. ㅋㅋ 어차피 이렇게 된거 좋은 추억이었으니 만족하자.. 싶은.. ㅎㅎ 그래서 워홀 가실 분들에게 하고싶은 말이 있다면 내가 서비스업, 서빙과 잘 맞는지 아니라면 오피스쪽 일을 미리 구해서 가는 것, (한인 카페 등에서) 그리고 가고자하는 목표를 잘 생각해보고 목표에 맞는 지역을 잘 정해 가는 것 정도다.
가서 부딪혀보는 것도 나쁘지는 않은데 그럼 돈도 시간도 다 잘 쓰다 와야지 - 하는 마음가짐을 추천한다 ㅋㅋ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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