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의 봄은 박정희가 죽고 사람들이 민주화를 기대했던 짧은 시기를 일컫는 용어이자, 사람들의 기대와 달리 전두환이 이기적이고 추잡한 욕망으로 사람들을 포섭해 독재정권의 기틀을 마련한 시기입니다.
그러니까 소설 ‘운수 좋은 날’처럼 실제 사실과 다른 사람들의 기대를 담아 불렀던 시기의 이름으로, 그 절망과 좌절의 시대를 더욱 잘 보여주는 용어인데요. 이를 영화 제목으로 사용하여 시대의 느낌을 더욱 역설적으로 강조한 셈입니다.
보기 전까지는 사실 이미 역사적 사실로서, 결말도 다 정해져있고 모두가 아는 역사적 사실을, 심지어 봐서 기분 좋을 것 하나 없이, 분노하게 되고, 스트레스 받게 되는 내용을 왜 영화로까지 보아야할지 의문이 있었습니다.
하지만 역사를 아는 것과 그것을 다룬 영화를 보는 것은 확실히 다른 부분이 있었습니다. 영화를 통해 역사를 보면 마치 그 역사가 나의 일인 양 느껴지는 효과가 있는 것 같더라구요. 또 감독이 바라보는 시각으로 역사를 바라볼 수 있는 효과도 있겠죠. 근데 저는 감정이입되는 부분이 정말 크게 느껴졌습니다.
영화의 줄거리는 사실 이미 역사 속에서 보여진대로, 박정희가 죽은 뒤, 전두광(영화에서는 이름을 전두광으로 사용했습니다)이 권력 공백 상태에서 군 정보기관이던 보안사령부의 수장인 전두광은 중앙정보부를 접수하고, 더구나 검찰과 경찰을 지휘할 수 있는 합동수사본부장으로 대통령 암살사건의 수사를 맡으며 갑자기 강력한 권력을 손에 넣게 되자, 다양한 월권 행위를 저지르면서 결국 대통령직까지 넘보게 되고, 일련의 군사행동을 통해 이를 성공시킨 내용입니다.
일개 육군 소장에 불과했던 전두광은 권력 기관들을 모두 장악하면서 마치 자신이 대통령이 된 듯한 안하무인적인 태도를 보이며 여러 월권 행위를 저지르는데요. 이런걸 보면 사람이 참, 사람답게 살아야 사람 같지, 아니면 사람같지도 않다는 것을 느끼게 됩니다. 정말 보는 동안 계속 욕지거리가 나왔는데요.
군 최고지휘관이던 정상호 육군참모총장은 전두광의 월권행위가 심각하다고 판단해 보안사령관에서 해임하여 동해 방위사령관으로 좌천시키려고 하나, 전두광은 이를 사전에 인지하고 자신의 사조직인 하나회 회원들과 함께 작전을 세워 총장을 제거하고 권력을 장악하려고 합니다.
이 하나회 라는 조직과 조직내 사람들도 다 하나같이 자기 욕심에 눈이 멀어 다같이 힘을 합쳐 그들만의 욕심을 채우려는 모습에서 너무 화가났습니다. 아니 어차피 ‘우리’의 욕심을 채울거라면 왜 모든 사람을 ‘우리’로 잡지 않고 그들만을 ‘우리’로 삼는걸까.
물론 그렇게 해야 그들의 욕심을 더 많이 채울 수 있어서 그런거겠지만 그 시야의 좁음, 과한 탐욕이 너무 안타까웠습니다.
이들은 정상호가 암살사건의 현장에 있었기 때문에 암살사건의 공범이라고 주장하며, 정상호 총장을 용의자로 연행하고, 그 사이 전두광이 최한규 대통령의 재가를 받아서 육군을 장악하려는 계획을 세우는데요. 이를 위해 자신과 대립하는 이태신 수방사령관, 공수혁 특전사령관, 김준엽 헌병감은 송별연을 핑계로 요정으로 불러 묶어두려고 합니다.
정상호 총장은 이들의 음모로 연행되었으나, 요정에서 그 소식을 들은 세 장성은 자리를 박차고 나와 자기부대로 복귀했습니다.
이 세 장성은 각기 자기 자리에서 자기가 할 수 있는한 전두광을 저지하려고 애쓴 사람들인데요. 이 영화에서 정상호와, 이 세 장성과 아래 수하들 말고 사람다운 사람은 못봤습니다..
세 장성은 휘하 부대를 움직여 전두광의 음모를 저지하려고 하나, 전두광은 이미 군 공식 지휘 계통을 무시하고 자신의 사조직인 하나회의 인맥을 통해 이들 진압부대에 소속된 하나회원들에게 지시를 내리고 있었습니다.
진압군 내의 하나회원들은 공식 명령 계통을 무시하고 반란군에 가담했고 자신들의 보스인 전두광의 명령에 따라 직속 상관에게 하극상을 저지르는데요. 여기에 진압군의 최고지휘관인 참모차장은 유혈사태를 피한다는 명목으로 전두광과 협상하려고 하고, 국방장관은 총소리가 나자 겁먹어 이리저리 도피하다가 전두광의 반란군에 붙잡혀 전두광이 제시한 정상호 총장 연행 재가안에 서명해주게 됩니다.
대세가 전두광에게 기울자, 총장연행 재가안 추인을 거부하던 최한규 대통령은 전두광의 위협에 결국 재가안에 서명을 해주며, 전두광은 반란을 성공시켜 대한민국을 지배하게 된 것이죠.
여기서 수도경비사령관 이태신은 실제 장태완 소장님을 모티브로 하고 만들어진 캐릭터인데, 반란 성공 후 장태완 소장님은 사령관에서 이등병으로 강등되었고 죄인처럼 끌려가는 모습이 TV에 나와서 이 모습을 본 장태완 소장님의 아부지가 홧병으로 일찍 돌아가셨다고 합니다.
또 서울대 다니던 아들은 원인을 알 수 없는 의문사를 당한 채로 길에서 발견되었고, 장태완 소장님도 암으로 일찍 돌아가시고, 그 부인분도 이후 자살하셨다고 합니다.
✔️ 역사 모티브 영화의 인사이트
이미 전두환이 한 시대를 강제적으로 무력 진압하며 제 욕심만 채우고 살다갔다는 것은 어찌할 수 없는 사실이지만, 정말 그가 얼마나 많은 사람들의 정의와 선의와 소신을 짓밟고 시대를 휘어잡았는지 그 괘씸함과, 널리 알려지지 못한 당시 수도경비사령관 분의 정의에 대하여 알게되었고 나는 어떤 삶을 살아야 할 것인가에 대한 생각을 하게 되는 영화였습니다..
특히 영화 속에서 위협에 따라 자기의 책임과 상관없이 강한쪽에 붙는 사람들의 모습과 그렇지 않은 사람들의 모습이 대비되면서 어떻게 살아야 할지에 대해 강한 청사진을 보여주는 듯 했습니다.
사실 강한쪽에 붙어버린 그 분들이 다 함께 힘을 합쳐서 그를 막았다면, 전두환이 그렇게 서울을 차지하고 수 많은 사람들을 학살하는 일도 일어나지 않았을텐데, 높은 위치에 갈 수록 어떤 마음가짐을 가지고 가야할지에 대한 생각도 하게 되었고, 그렇지 않았던 사람들에 대한 분노와 그 여파로 학살당한 사람들에 대한 애도도 함께 하게 되었습니다.
왜 인간적으로 살아야 하는가, 왜 책임을 다해야 하는가, 하는 질문에 대한 답은 아마 그런 부분이지 않을까 싶습니다.
그것이 인간적이고 바르게 살아가는 것이고, 그렇지 않을 때 그 여파는 악한 사람을 막지 못하고 수많은 약한 사람들이 피해를 볼 수 있다는 것. 그것을 막기 위해 우리는 각자의 자리에서 정도를 지키며 살아가야 한다는 것.
좋은 세상을 만들기 위해서.
그렇게 살아간다면 이미 세상은 좋은 세상일 수도 있겠다, 그런 세상을 내가 만들고 있고 내가 살아가고 있는 것일 수 있겠다, 생각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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