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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폭싹 속았수다] 넷플릭스 재밌는 드라마 추천 관람 후기 리뷰 / 제목 뜻 / 1화 2화 3화 줄거리 등장인물 명대사

by 아셀acell 2025. 3. 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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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기저기서 하도 재밌다길래 생각없이 틀었는데 생각보다 너무 재밌어서 하루만에 3화까지 다봤다.  

폭싹 속았수다. 수고 많으셨습니다. 라는 뜻의 제주 방언. 정말로 수고 많았던 한 제주 할머니의 어린 시절 부터 지금까지를 담은 볼수록 뜻깊은 드라마였다. 대사도 하나하나 다 주옥같은 명대사들이었다. 🥹🥹

제주 3.4 사건이 하나도 녹아있지 않아 사람들의 욕이 자자하던데, 물론 넷플릭스 오리지널 드라마 폭싹 속았수다는 1960년대 제주를 배경으로 하고 있고 제주 4·3 사건은 1947년 3월 1일을 기점으로 1954년 9월 21일까지 발생한 사건이니까 영향이 있어야 정상이라고 생각할 수 있지만, 한편으로는 드러나지는 않는 게 더 말이 될 것 같다는 생각도 들었다.

제주 4.3사건이 나라에서 주도한 사건이었다는 점과 그 뒤로 10년 정도 흐르면서 사람들이 어느정도 삶을 회복하였다는 것, 그러니까 회복한 삶을 이어나가기 위해 알던 사람이 다 죽임을 당했던 너무나 크나큰 학살 사건은 마치 볼드모트처럼 언급되지 않았을 수도 있다는 생각이 들었기 때문이다.

물론 드라마에서는 그 사건도 다뤄줬으면 좋았겠지만, 한편으로는 작가가 그 사건을 다룰 자신이 없었다면 포기하는 것도 어쩌면 좋은 선택일 수도 있지 않았을까 하는 생각을 했다.



1화 호로록 봄


줄거리는 제주에 살던 애순이와 관식이를 기점으로 이루어진다. 애순이의 엄마는 첫 시집왔던 남편을 잃고 재취 시집을 가서 총 세 아이를 낳았다. 애순이는 첫 집에서, 나머지 두 동생은 둘째 집에서 낳았다.

애순이의 엄마는 가시처럼 밟히는 애순이가 돈많은 첫 시댁에서 그 돈 덕도 보고 학교도 끝까지 마치길 바랬지만 현실은 아버지를 병으로 일찍 잃고 엄마는 집나가 재취한 부모 없는 아이로 식모살이를 하며 온가족 하나씩 먹는 조구도 못얻어먹는 신세였다.

그런 애순에게 조구도 주고 치킨도 주고 울때마다 울면 배고프다고 먹을 걸 들고다니며 건네준 이가 관식이었다.




어린 나이에 물질하던 엄마를 일찍 여읜 애순이 서럽게 울 때에도 미역국밥을 건네주고, 함께 울어주었다.

배다른 동생들을 돌보며 식모살이를 하며 그집의 노는 땅에 양배추를 심고 팔며 힘든 나날을 보낼 때에도 관식이 늘 함께였다.

물론 엄마도 애순이를 데려론 후로는 잘 챙겨줬지만 엄마는 너무 일찍 숨병으로 돌아가시고 말았다. 숨병이란 해녀들이 걸리는 폐병 같은 것인 것 같았다.




그리고 엄마는 돌아가시기 전에 애순이만 몰래 불러서 밤에 전복도 구워주고 봉숭아물도 들여주었다. 곱게 차려입은 모습으로. 그리고 애순이만 무릎에 기대어 밤새 자장가를 불러주기도 했다. 유언도 남겼다. 그때 애순의 나이 10살, 엄마 나이 29살이었다.

죽음을 앞둔 엄마가 마지막으로 딸에게 하고싶은걸 다 해주는 모습이 너무 안쓰럽고 슬프고 잔인하게도 느껴졌다. 차라리 안좋은 기억을 두고 갔으면 애순이가 덜 힘들지 않았을까. 생각도 해보았지만, 힘들때마다 애순이를 지탱해준건 엄마였다.

물질도 하지말고 식모살이도 하지말고 문자를 배워 책상 앞에 앉으라던 엄마의 바람은, 세상의 하나 뿐인, 그러나 누구보다 애순을 사랑하고, 애순을 귀히 여기는 이의 마음을 표현한 것이었다.

- 팔면 백 환인데
- 니 조동이에 들어가면 천 환 같어




덕분에 애순은 타고난 착한 천성으로 그저 이용당하다 세월을 다 보낼 수도 있었지만 착해도 꼿꼿하게 자신이 귀한 사람이라는 것을 기억하면서 이용당하지 않고 자신의 욕망을 얻어낼줄도 알고, 또 자신을 사랑해주는 또 다른 이인 관식과 함께 행복한 순간들도 만들어낼 수 있었는지 모른다.

다시 이야기로 돌아가자면 애순은 엄마를 잃고 엄마가 하지 말라던 식모살이를 하며 살 수밖에 없었지만 그래도 말했듯이 늘 옆에서 지켜주는 관식이 있어서 잔인한 환경 속에서 꿋꿋이 살 수 있었다.

마치 하늘이 엄마를 일찍 여읠 것을 알고 미리 붙여준 또 하나의 사람 같았다.

애순에게 관식이 없었으면 애순은 어떻게 버틸 수 있었을까. 사람은 정말로 타인이 필요한 존재라는 생각이 들었다.



2화 요망진 첫사랑


그렇게 청소년이 된 둘은 서로 아닌척해도, 애순은 14살부터 립밤을 바르고 뽀뽀를 준비했고 관식은 애순과 결혼하고 싶어하는 마음을 꾹꾹 눌러 숨기고 있었다.

둘은 어느새 서로에게 스며들어있었다.

봄인 줄 알았으면 까짓거 좀 더 찐하게 살아볼걸.



하지만 애순의 환경은 여전히 매서웠다. 의붓아버지 (한량) 가 애순과의 약속을 지키지 않고 외간 여자까지 만나고 더이상 그 집에 있을 수 없게 되었고, 그래서 애순이 아부지 집안으로 갔는데 거기서는 공순이로 들어가서 집으로 돈을 부치라고 했다.

애순은 관식에게 울부짖었고 둘은 야반도주를 했다.




양가의 패물을 가지고 부산으로 가서 여인숙을 잡았다. 그런데 하필 거기 사장이 사기치고 여행자들 가방을 뺏는 곳이었다. 그럴수밖에 없었다. 애매한 행색으로 돈없이 패물만 가지고 다니는 그들을 받아줄만한 곳이 그런 곳밖에 없었던 것이다.

둘은 거기서 패물을 잃었고 대신 똑같이 여인숙 돈을 훔치려다 잡혔고 다시 제주로 돌아와야 했다. 거기서 그냥 돈을 잘 훔쳐서 달아났으면 어떻게 됐을까.




둘이 부산에 잘 정착해서 살았을 수도 있지만, 그마저도 뺏기거나 혹은 그 길로 감옥에 가게 되거나, 그쪽 길로 빠져서 안좋은 삶을 살았을 수도 있다.

결과적으로 둘은 안전한 어른들 품에 돌아왔고 (물론 시집살이는 결코 안전하지 않았지만) 진짜로 독립할 수 있을 때까지 니쁜일을 당할 지언정 (시집살이) 나쁜일을 하지는 않고 살 수 있었다.  




물론 좋은일만 있던것은 아니었다. 같이 야반도주를 했지만 관식이는 정학, 애순이는 퇴학이었다. 애순이는 중졸이 되었고 공순이로 갈 수도 없었다.

어째서 이다지도 남녀를 바라보는 시선이 다를 수 있는 건지 기괴하게까지 느껴졌다.

운명이란 원래 그추룩 요망진 거였다.

3화 예스터데이 그들의 봄은..


돌아와서 결국 아무짝에도 쓸모없는 사람이 되어버린 애순이는 서른살 재취자리 아저씨에게 시집을 가게 생겼다. 애도 둘이라고 했다.

관식이가 저와 살자고 했지만 관식이의 할머니가 애순이를 극혐하고 있었고, 관식이의 엄마는 잘 구슬러야 한다면서 애순이에게 관식이를 위해 헤어져달라고, 관식이는 훨훨 날 수 있는 애라고, 애순이를 설득했다.




애순이는 관식이를 위해서 물러났고 관식이에게도 자기를 위해 물러나 달라고 해서 관식이도 물러나려고 했다.

하지만 열여덟, 열아홉 어린 나이에 그 모든 것을 감내하기는 힘들었다. 결국 뛰쳐나온 애순을 보며 관식도 육지 가던 배에서 뛰어내려 바다를 헤엄쳐 돌아왔다.

몰라 걔는 각설탕만 쳐먹어.


그리고 금명이를 나았다.

부산에서 둘이 야반도주를 했던 이틀 동안 아이가 생긴 것이었다. 이런 내용은 거기서 바로 나오지는 않고 현대시대로 화면이 바뀌면서 다큰 금명이와 금명이의 고모 즉 관식의 10살 이상 차이나보이는 동생이 있었는데, 그 동생이 다 큰 어른이 되어서, 역시 훌쩍 큰 금명에게 술주정으로 늘어놓는 얘기 속에 녹아있었다.




전체적으로 대사가 너무 찰지고 재밌고 현대와 과거를 오가는 전개도 매력적이었다. 시간만 너무 늦지 않았으면 뒷부분도 계속계속 봤을 터였다.

아직 4화까지만 나왔고, 14일에 4화 더, 그리고 21일에 4화 더, 그리고 28일에 4화 더 나와서 총 16화로 28일에 마무리 될 예정인데 덕분에 3월은 금요일이 정말 기다려지는 한주 한주가 될 것 같다. 🤓🤓

유독 호로록 빨랐던 인생의 봄날 열여덟 엄마는 엄마를 잃고 엄마가 됐고 열아홉 아빠는 금메달 대신 금명이 아부지가 됐다.

그들의 봄은 꿈을 꾸는 계절이 아니라 꿈을 꺾는 계절이었다. 그렇게도 기꺼이.

영원한 노스텔지어, 금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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