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마전 넷플릭스에서 <에놀라 홈즈>를 보고 너무 재미있어서 깜짝 놀랐다 :-)
넷플릭스 드라마 <셜록 홈즈>를 볼 때도 흠뻑 빠져서 봤는데 <에놀라 홈즈>를 볼때도 이렇게나 빠져든걸 보니 추리극이 내 취향 저격인 모양. 그리고 <에놀라 홈즈>는 드라마가 아니라 영화라서 좀 아쉬웠다. 이렇게 단발성으로 끝나지 않고 에놀라가 영국 도시에서 또 다른 문제들도 해결해 나가는 시리즈물도 나왔다면. 근데 <에놀라 홈즈> 에서의 셜록은 그리 차갑고 인간미 없는 모습이 아니라 훈훈훈훈훈훈스 해서 놀랐다 *_*
내용 줄거리 관련해서는 사진 아래로 적을 예정이다. 그 아래 스포는 또 스포라고 공지하고 띄울 예정이다.
그리고 내용 관련해서 내 인사이트에 대해서는 스포 뒤에 이야기 해야 할 것 같다. 왜냐면 초반에 눈치채기 어려웠던 (적어도 나는 눈치 못챔...) 부분이 내가 반한 부분이라서. 소감먼저 말해버리면, 넌지시 스포를 하게 될 것 같다.
줄거리
엄마에게 홈스쿨링을 받으며 자신이 원하는 삶을 살라는 가르침을 받고 자란 에놀라는 어느날 사라진 엄마를 찾기 위해 그동안 남남으로 살던 두 오빠를 집으로 부른다. 하지만 큰 오빠는 에놀라의 망아지 같은 모습을 보고 화를 내며 남편감을 찾기 위한 여자아이로 자라나야 한다며 여성 예절을 가르치는 여학교로 보내려고 한고 둘째 오빠, 셜록은 이를 방관한다. 에놀라는 고민 끝에 두 오빠의 의견에 반항하며 집에서 도망친다. 도망치는 길에 만난 친구와의 인연, 그로 인해 만나게 된 악연... 에놀라는 홀로 수많은 악조건과 싸우며 엄마를 찾기 위해 고군분투 한다. 과연 에놀라는 엄마를 찾을 수 있을까? 친구와의 우정은, 어떻게 되는 걸까? 에놀라는 자신이 원하는 삶을 살 수 있을까?
스포
스포 없이 줄거리를 쓰려다보니 무슨 영화 홍보 줄거리처럼 되어버렸다.
결론부터 말하자면 에놀라는 엄마를 이해하게 되고, 친구를 지켰으며 둘째 오빠의 인간미를 되찾아 주었다. 극중에서 둘째 오빠가 왜 그렇게 에놀라와 엄마의 고통에 무심했는지 구체적으로 나오지는 않지만 (성격 상의 문제인 것 같기도 한데,) 넌지시 그렇게 살아도 오빠는 잃을 게 없고, 그 고통을 백프로 이해할 수 없으니까, 정도의 답을 던져준다. 그리고 이와 대응되는 엄마의 삶. 엄마는 계속 이렇게 살다보면 너무 많은 것을 잃게 되고, 무엇보다 사랑하는 에놀라에게 똑같은 고통을 넘겨주는 꼴이 되니까, 그 고리를 끊기 위해 위험한 전쟁터와 같은, 투쟁의 길로 걸어간 것이다.
그리고 그 엄마를 되찾기 위해 낯선 영국으로 떠난 에놀라는 기차에서 목숨을 위협받는 동갑내기 남자 귀족 친구를 만나고 (이하 기차 친구) 이 기차 친구 때문에 자신까지 목숨을 위협받기도 하지만 엄마에게 배운 무술로 위험에서 빠져나와 기차 친구를 지켜낸다.
그리고 에놀라를 찾기 위해 둘째 오빠 셜록은 방관을 멈추고 그녀의 행적을 좇으며 여동생과 어머니에게 무심했더 자신의 행동을 후회하고, 뒤늦게나마 여동생의 자율정 행동을 지지한다.
예상외로 기차 친구를 죽이려던 자는 기차 친구가 죽으면 직위를 물려받는 삼촌이 아니라, 영국의 기존 모습을 지키고 싶어하던 기차 친구의 할머니였다. 할머니는 손자를 죽여서라도 영국의 개혁을 막으려 했고, 그런 위협을 이기고 기차 친구는 영국의 개혁에 한표를 던졌다. (손자의 투표권이 개혁쪽으로 갈 것을 알아서 막으려던 것. 삼촌은 개혁파가 아니어서 삼촌이 투표하도록. 아마도 가문 당 한표만 가능했던 듯?)
결국 기차 친구는 무사히 정치쪽으로 가서 위원이 되어 개혁쪽으로 한표를 행사했고 이를 해결한 것은 셜록이 아니라 에놀라였다. 셜록은 놀라워했고 엄마는 뒤늦게 그 얘기를 듣고 에놀라를 자랑스러워했다. 끝!
그래서 이 영화에서는 내 나름 정리해보자면 총 세 유형의 여인이 나오는데, 악습을 답습하는 귀족가문 할머니와, 투쟁을 위해 뛰쳐나간 에놀라의 어머니, 그리고 그 양 유형을 둘 다 받으며 혼란스러워 하는 에놀라가 그 셋이다. 남성도 고의든 그저 그렇게 배웠을 뿐이어서든, 악습을 고스란히 답습하는 큰 오빠, 방관하는 둘째 오빠, 그리고 바꿔나가려고 하는 기차 친구, 이렇게 세 유형이 나온다.
여기서 생각이 든 것은 페미니즘이 어쨌든 여성인권에 대한 문제이기 때문에 여성은 방관하는 역할이 있을 수 없구나, 하는 것과, 악습이 전통이기 때문에 당연히 그래야 한다고, 지켜야 한다고 생각하는 사람들은 어떻게 일깨울 수 있을까, 잘못된 신념은 정말 무섭구나, 하는 것이었다.
페미니즘과 관련된 얘기를 영화에서는 하고 있지만 결론적으로는 남녀 상관없이, 잘못된 신념이 주는 무자비하고 비인간적인 모습도 세게 보여주고, 또 모두가 존중받을 수 있는 세상을 위해 노력하는 자들의 멋짐을 예쁘게 포장해서 보여준 영화였다고 생각한다.
아직도 위와 같은 주제로는 다양한 시선과 생각들, 그리고 혼란과 투쟁이 넘쳐나고 있는 현실이지만, 이런 영화들을 통해서 조금씩 합의점을 찾아가고, 개혁하고 발전해나가는 세상이 됐으면 좋겠다고 꿈꿔보는 시간이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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