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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책 드라마

카모메 식당. 넷플릭스 영화 추천

by 아셀acell 2021. 1. 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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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채널에서 설명해주기로는 기승전결이 없어 지루할 수 있다고 말해줬지만, 전혀 지루하지 않은 영화였다. 내게는 개그코드도 맞아서 보다가 여러번 빵빵 터지고 또 가만가만히 각 사람의 삶을 보여주는 연출이 나쁘지 않았다. 특이한 점이 있다면 보통 영화나 드라마가 등장인물의 삶을 정말 신처럼 속속들이 보여주는 반면, 카모메 식당은 우리가 누군가와 친해진다면, 그 친구에 대해서, 본인이 아니기 때문에 알 수 없는 부분을 제외하고, 알 수 있는만큼, 딱 그만큼만을 보여준다는 느낌이었다. 

 

사실 신나는 영화, 킬링타임용 몰입되는 그런 영화도 나느 즐겨보고 좋아히지만 그런걸 볼때 주인공에 대해서 거의 신적으로 알게 되기 때문에 공감하고 같이 슬퍼하고 괴로워하고 하는 시간들이 나에게는 고역인 면도 있는데 카모메 식당은 그런 부분이 없어서 내게 더 잔잔하지만 친구처럼 다가온 영화였다.

 

누군가에 대해서 정말 잘 안다는 것은, 때로는 괴로운 일인걸까, 하는 행각도 들었다. 그동안 그렇게 많은 전지적 시점의 영화와 드라마를 보면서도 느끼지 못했던 부분이라 신기했다. 우린 정말 실제로 삶을 살아갈때는 누군가에 대해 절대 100프로 알 수 없는데, 영화나 드라마에는 주인공에 대해 100프로 알 수 잇다는 것이 왜 낯설지 않았을까. 

 

카모메 식당의 배경이 되는 곳이었던 헬싱키 

 

좋아하는 일을 하는 것이 아니라 싫어하는 일을 하지 않을 뿐이라고 말했던 사치에. 

 

그녀가 운영하는 카모메 식당은 극 중에서 나왔다시피 사치에를 많이 닮았다. 누구든지 환영. 그러나 아무나를 위한 곳은 아니다. 아무나를 끌어들이기 위해 과하게 포장을 하지도 않는다. 그녀가 필요한 사람들을 위해, 카모메 식당이 필요한 사람들을 위해, 수동적이면서도 능동적으로 기다리고 있을 뿐. 

 

여기 나온 사람들은 사실 아무도 제 삶에 진정한 행복을 그동안은, 못 느껴왔을 것 같은 사람들이다. 행복을 못 느낀 순간이 오래됐든 혹은 최근 잠깐 그런 것이든, 그들은 그런 상태와 기분을 안고 식당을 찾아왔다. 왜일까? 혼자보기 아까울 정도로 기분 좋은 사치에 씨의 이랏샤이! 인사 때문에 그런 것들이 해결될 수 있을 것 같은 기대를 했던 걸까? 

 

그들이 왜 마법처럼 이곳으로 모이게 된 건지는 확실치 않지만, 소소한 음식을 귀하게 먹어줄 것 같아서 핀란드로 와 가게를 차렸다는 사치에 씨의 말을 듣고 나는 이곳이 소소한 행복의 귀함을 알고 일상을 회복할 수 있는 곳이라는 비유 같다는 느낌이 들었다. 홀로 상경한 서울에서 지쳐 고향에 돌아와 따뜻한 고향의 음식을 먹으며 지친 심신을 회복하는 그런 느낌의 장소? 물론 국적도 다르고 같은 일본인이어도 고향이 다르고 각자가 각자의 삶을 살다가 우연히 마주친 카모메 식당에서 그들이 모두 고향과 같은 느낌을 받았다는 것은 신기한 일이지만, 그런 느낌을 식당에서도 영화에서도 받았다. 그래서 영화를 보고 있는 나도 서서히 식구가 된것 같고 보리밥에 된장국 같은 행복에 조금씩 젖어드는 것 같은 시간들이었다. 

 

이런 영화가 익숙치 않아서 보지 않은 사람이라면 추천한다. 의외로 코드가 맞을 수 있으니. 적어도 나에게는 잘 맞았다. 의외로. 내 인생 영화를 묻는다면 카모메식당을 말할 것 같다. 

 

 

 

정갈한 음식처럼 정갈했던 카모메 식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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