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즈니 플러스를 새로 끊고 나서 새로 보기 시작한 드라마들 중에 제일 맘에 들었던 것은 쉬 헐크 였다.
쉬 헐크는 나중에 다른 마블 영화에서 등장할지는 좀 미지수인 캐릭터인 것 같은데 대신 마블 영화의 스타일 안에서 페미니즘을 좀 한껏 담아낸 드라마여서 마음에 들었다.
쉬 헐크는 사실 이름부터 좀 거시기한 느낌이 들기는 했다. 물론 여자 헐크니까 달리 부를 이름이 없다면 자연스러운 이름이라고 볼 수도 있지만 남자 경찰은 남경철 또는 남경이라고 부르지 않지만 여자 경찰은 여경 여경찰 이런 식으로 부르는 것처럼 뭔가 여자가 되기 힘든 분야에 들어온 여자 여자는 헐크가 될 수 없는데 헐크가 된 여자 이런 느낌으로 느껴져서 그랬던 것 같다.
그리고 실제로 쉬 헐크에게 덤벼든 남자 무리들도 있었고 쉬헐크의 피부 조각이나 피 같은 것을 가지려고 하는 조직도 있었다. 이게 다 사실 쉬 헐크는 헐크지만 여자니까, 뭔가 여자가 그런 큰 힘을 가진 것에 대해서 저조하는 느낌도 나고 막으려는 느낌도 나고 아무리 할거여도 여자니까 얕보는 느낌도 나고 그래서 좀 화가 났다.
반면 헐크는 쉬이 하지 못했던 분노조절을 너무 잘해서 금방 헐크와 본체 사이를 왔다갔다 할 수 있는 쉬헐크를 통해 얼마나 여성이 참고사는지 보여주는 부분은 통쾌하기도 했다.
사실 요즘에는 페미니즘에 대해서 생각하려는 노력을 좀 안 하는 편이다. 오히려 그런 생각이 들었을 때 좀 참으려는 편인데 왜냐면 한 번 그쪽으로 생각을 하게 되면 계속해서 그런게 보이고 그런 생각을 하게 되고 분노하게 돼서 심적으로 좀 지치고 피폐해지는 느낌이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쉬 헐크는 일단 많은 사람들이 흥미롭게 볼만한 소재와 장르에서 페미니즘을 다룬다는 점에서 좀 고맙기도 하고 울컥하기도 하고 그만큼 또 미세하게 남아 변화할 수 있지 않을까 해서 희망을 가지고 응원하는 마음으로 보게 된 부분도 있다. 근데 생각했던 것보다 더 여성의 현실에 대해서 적나라하게 그려서 분노하는 마음이 오랜만에 들었다.
사실 페미니즘 그리고 페미니스트들이 원하는 것 종국의 이루고자 하는 것은 그냥 남자와 여자를 대할 때 남자도 여자도 서로 아무 차이 없이 똑같이 대해주는 것이다. 힘이 없는 여자를 대할 때나 힘이 없는 남자를 대할 때나 너 힘이 센 여자를 대할 때나 힘이 센 남자를 대할 때나 똑같이 대해주는 것. 근데 그게 참 어렵다.
이미 다들 너무 거대한 의식에 사로잡혀서 연약한 존재. 불리한 존재. 그릇이 작은 존재. 집안일을 해야하는 존재. 하찮은 일을 해야하는 존재. 좋은 대우를 받지 않아도 되는 존재. 남을 돕는 역할만 해야하는 존재. 등 여성에 대한 편견과 선입견을 가지거 살아간다. 심지어 여성 스스로도 가지고 있다.
그리고 그 제한에 스스로를 가두고 평가하고 인간으로서가 아니라 필요성을 갖췄는지에 따른 점수를 매긴다. 그 필요성은 외모. 몸매. 조신함. 순응성 등이다.
쉬헐크를 보면서 매력을 느꼇던 이유 중 하나는 어쨌든 헐크라는 캐릭터가 흔히들 말하는 '여성성'과 반대되는 인물임으로 그것이 주는 날 것의 카타르시스가 있기 때문이었다. 실제론 그런 파워를 갖는 것이 불가능하지만 적어도 심적으로 그런 파워를 가진 바와 다름없이 단단한 기제를 가지고 싶고 또 실제로도 근력이나 체력적으로 튼튼한 사람이 되고 싶다.
여러모로 좋아할 수밖에 없는 캐릭터였던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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