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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ustralia Working Holiday/케언즈

[호주 케언즈 워홀 후기] 쉐어하우스 생활 장단점 / 새로운 직업 마사지 잡 / 나이트마켓 마사지 쟙 vs 마사지 샵 일자리

by 아셀acell 2023. 4. 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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쉐어하우스 생활을 시작하고나니 생각보다 너무 좋았다. 다른 사람들과 부대끼며 살아본적이 한번도 없던 터라, 걱정했는데. 물론 이전에 호스텔, 백팩커스, 게스트하우스 생활은 좀 해봤지만 그건 사실 생활이라기보단 여행에 가까웠다. 하지만 쉐어하우스는 좀더 같이 살 사람 - 이라고 느껴져서 문제가 생기면 답답할 수 있을 것 같았다.




하지만 다행히 같이 들어와 사는 친구들이 다 좋은 사람들이었다. 다들 착하고 밝았다. 그래도 아직 다 서먹한 편이어서 각자 밥을 해먹긴 했다. 부엌이 넓어서 너무 좋았다. 싱크대고 깊고 조리대는 넓고 예뻤다. 놀러온 느낌이 들었던 이유가 보통 이런 부엌은 펜션 놀러갔을 때나 보지, 우리집 부엌은 좁았으니까. 집 같지 않았다. 밥을 할때는 기왕 하는 거 국물을 좋아하는 내 취향을 적극 반영해 반찬과 국의 조화를 잘 이루려고 노력했다. 소고기가 저렴해서 소고기도 자주 먹었다.





가끔은 콜스나 울월스에서 감자튀김 같은 걸 사다가 살짝 튀겨 먹기도 했다. 케언즈 시티는 언제나 예뻤고 버터치킨커리는 여전히 맛있었다.





와중에 새로운 직업을 구했다. 마사지 잡이었다. 처음에는 나이트마켓 마사지 샵에서 워홀러를 구한대서 갔더니 2시간동안 마사지 하는 법을 알려주고 이따 5시까지 오라고 해서 그때 갔다. 그러자 그 잠깐 배운걸로 바로 사람들에게 마사지를 하게 됐다.




힘주는 일이다보니 여자보다 남자가 많았는데 여자들이 마사지 받으러 더 많이 오고 그들 중 많은 이들이 여자 마사지사를 원해서 가게에서도 여자 워홀러들을 귀해했다. 그래서 돌아가면서 입간판에 서서 마사지받으시라고 호객도 해야했는데 나는 쑥스러워 잘 못했어도 핀잔을 듣지는 않았다.





어떤 인도분은 너무 몸집이 커서 마사지 할 때 매운대로 척추 양옆을 누르려는데 척추가 보이지 않아 애를 먹었다. 중간에 내가 척추를 누르기라도 했는지 갑자기 그분이 억! 하면서 등을 활처럼 휘어내기도 했다. 근데 다행히 컴플레인을 걸지는 않았다. 본인도 체격차이가 너무나는 내가 힘들게 마사지 하는게 안쓰러웠을 수도 있다.


하다보니 옆 워홀러랑 얘기를 하기도 했는데 그 친구는 한국에서 체대를 다니다가 휴학하고 왔고 과는 스포츠마사지라고 했다. 그래서 내가 제대로 하고있는지 물어봤는데 (손님들은 다 외국인이라 괜찮았다) 나처럼 엄지로만 하면 나중에 엄지 관절이 다 나간다고 차라리 주먹을 쥐면 튀어나오는 주먹의 각진 부분으로 하라고 알려줬다. 안그래도 엄지 손가락이 아팠는데 좋은 꿀팁이었다.





그러다 나이트마켓 마사지샵 사장님의 부인이 운영하는 아침부터 저녁까지 운영하는 상가의 마사지샵에서 여자 마사지사를 구하는데 거기 가줄수 있겠냐고 해서 알겠다고 했다. 거기는 호객할 필요도 없고 손님들도 단골 위주고 덜 복작스럽고 좋다고 해서 갔는데 나한테는 오히려 더 안맞아서 결국 금방 그만두게 됐다.


안맞았던 이유는 첫째, 들이는 시간 대비 보수가 너무 적었다. 나는 아침 9시부터 저녁 9시까지 일했는데 웬걸 50불도 못벌때도 있었다. 차라리 나이트마켓에서 일할 때는 오후에만 일하는데 100불 200불 벌기도 해서 돈도 잘 벌리고 오전 시간엔 자유롭게 수영도 하고 늦잠도 자고 맛있는 것도 먹으러 다니고 했었기에 너무 대비가 됐다. 다시 돌아가겠다고 말해볼걸 하는 아쉬움도 있는데 그때는 그런말을 잘 못하는 성격이었어서 어쩔 수 없었다 😢


둘째, 스스로 전문성이 떨어져 느끼는 어려움이 있었다. 다양한 체구의 손님들이 오시는데 내가 배운건 두세시간 남짓한 단기 클래스 그것도 가르쳐준 사람도 전문가가 아니고 그 사람이 배운 사람도 전문가가 아닌… 악순환이었다. 구인글에는 마사지 경력 없어도 괜찮다고 했지만 실제 해본 바로는 아니었다.


셋째, 가게 운영이 좀 이상했다. 밑에 이야기하겠지만 보증금도 내야했고 석달은 인턴이라고 했다. 근데 인턴이라서 뭐 더 가르쳐주고 하는 건 없고 그냥 같은 시간 가게를 봐도 버는 돈이 없는 거였다. 그리고 가게가 두 개이고 10분, 15분 정도 거리에 있었는데 한쪽에서 마사지할 사람이 없다고 연락이 오면 달려가고 다시 거기서 있다가 여기서 사람 필요하다고 하면 달려가고 해야했다.





이런 이유들로 인해 고민하다가 그만두게 되었는데 그만두면서도 트러블이 있었다. 처음에 그 여자 사장님이 거기서 일하려면 튀는 사람이 많아서 보증금을 내야된다고 하셔서 냈는데 그만둘 때 보증금을 못주겠다면서 못주는 이유가 나 때문이라고 하셨다.


나는 사실 충분한 설명도 못듣고 내가 지원한 곳과 다른 곳으로 가도록 유도받았고 일한지 얼마 안되어서 그만두는 것이므로 사실상 인턴 개념같이 어떤 금전적 안전장치도 없고 손님이 오면 가장 꼴찌로 배치되는 식으로, 우선순위에서도 밀린채로 일했는데 그럼에도 내가 그만둘때 갑자기 나때문에 다른 사람이 고생해야 한다느니 하는 이유로 보증금은 그 친구들에게 맛있는 거라도 하나 사주는데 써야겠다고, 양심 상 그렇게 생각하지 않냐고 나를 다그쳤다.


그때 나는 지금보다 훨씬 물렁이였어서 그 말에 아무런 반박도 못하고 아..아… 거리고만 있었다. 그러자 그 여자 사장님은 인심 쓴다는 듯 반은 주겠다며 앞으로 이렇게 행동하지 말라고 했다. 돌아오는 길에 펑펑 울었는데 무서운 건 그 다음주 교회에서 그분들을 마주쳤을 땐 다른 사람들이 있어서 그런지 세상 온화한 표정으로 인사하시면서 아무일도 없었다는 듯이 말을 거셨다.


지금 같았으면 애초에 이렇게 확실한 설명도 체계도 없이 9 to 9 으로 일해도 5만원도 못가져가는 구조로 사람을 굴리면서 그렇게 말씀하시는게 양심 없는 거 아니냐고 따졌을텐데 어리고 순진했을 땐 미처 못했다. 혹여 지금도 그런식으로 일하고 계시다면 제발 그만하시길… 그리고 워홀러들이 꼭꼭 자기 권리 찾아서 일하기를 바라는 마음에 이런 일자리는 가지말라고 이렇게 상세하게 적어본다.





물론 4-5년 전 일이고 케길을 찾아보니 요새는 이렇게까지 악독한 마사지 샵이 잘 없는 것 같은데 그래도 마사지 잡을 구한다면 구인글도 꼼꼼히 읽고 가서 말이 바뀌진 않는지 잘 따져본 뒤, 보증금이 있다거나 손님 대비 직원이 너무 많아 돈을 잘 못버는 구조라거나 하면 미련없이 하지 말기를 권한다. 마사지 잡이 워낙 특별한 경력이나 기술 없이 할 수 있는 진입장벽이 낮은 일이다보니 많은 워홀러들이 도전하는 것 같았는데 생각보다 돈을 못벌고 착취당하는 구조다.





일을 그만둬도 호주 케언즈 워홀은 즐거웠다. 오히려 그만두고 시간이 많아지자 케언즈 곳곳을 즐기고 여유롭게 아침을 먹고 모닝커피를 하며 보냈다. 물론 얼마 안돼서 또 새로운 잡을 구했다. 역시 케길에서 구했다. 케길에서 구하면 주로 한인잡이라는 단점이 있지만 일자리가 많다는 장점도 있어 장단점을 따져보고 지원해보면 좋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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