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니메이션이 보고싶어서 애니메이션 중에 뭐볼지 고르다가 보고 오! 했던 영화. 어디서 예고편을 봤던가. 가물가물하지만 어쨌든 왠지 보고 싶었는데 보고나니 내 촉이 대단하다는 걸 깨달았다.
진짜 너무 재밌는 애니메이션이었다. 보통 애니메이션에서는 권선징악을 주제로 많이들 스토리가 진행되는데 라야와 마지막 드래곤은 아니었다. 이 영화의 주제는 용서와 회복이었다. 여느 애니메이션에서는 진작에 빌런이 되어 욕먹었을 악한 캐릭터들은 어딘가 인간적으로 보이고 그들이 그 욕먹을 짓을 하면서 겪는 떨림, 주저함 들을 보여주고 또 주인공이 이들을 용서하고 다시 믿어주는 관계의 회복을 통해 위기를 이겨내는 스토리이기 때문이다.
어떻게 보면 주인공이 오히려 그 나쁜 캐릭터들보다 비인간적으로 느껴지기도 한다. 계속해서 나를 배신한 사람을 믿는 다는 건 사실 현실에선 불가능에 가까운 일이니까. 하지만 주인공은 자신을 배신한 친구를 다시 믿어준다. 드래곤이 그렇게 하라고 권유하기도 했지만 본인이 또 그렇게 할 수 있는 성품이기도 했고 주인공을 그렇게 키워낸 주인공의 아버지가 너 그 친구와 그 친구의 날아와 또 다른 나라들과 함께 다시 하나된 나라를 이루고자 하는 소망을 가지고 계시기도 했기 때문이다.
그런 여러 가지 이유로 주인공은 자신을 두 번이나 속인 혹은 속이려 했던 친구에게 다시 손을 내민다. 나는 너를 믿겠다고 우리가 화해해야만 한다고 물론 그런 화해 해야만 할 것 같은 그런 극적인 스토리의 진행성도 있었지만 그런 상황이 닥친다고 해도 내가 과연 그 주인공만큼 어떠한 원망도 없이 그 친구에게 너를 믿을게라고 말할 수 있을지는 정말 의문이다.
주인공이 그 자신을 속인 친구에게 내민 손은 그 드라마상에서 정말 진심이었고 어떤 원망도 없었고 그래서 뭔가 더 비현실적으로 느껴지기도 했는데 사실 그냥 내가 그런 사람이 되기는 힘들 것 같아서 그런 모습을 보편적인 인간의 모습이라고 여기지 않으려는 마음이 내 안에 있는 것 같기도 했다.
사실 나에게 잘못한 사람을 두 사람의 사과 없이 용서하고 뭔가 두 번째 기회를 주어야 할 때 그 기회를 준다는 것이 인간 대 인간으로서 쉬운 선택은 아니니까 주인공이 더 대단해 보였다.
나는 나에게 조금만 상처를 줘도 그 사람에 대해서 정말 안 좋게 생각하고 안 좋게 얘기하고 나에게 준 상처에 대해서 훨씬 크게 부풀리기도 하고 실제로 그렇게 내가 느끼기도 하고 그랬던 기억이 있는데 주인공은 어떻게 보면 반대의 행동을 한 거니까 반성이 되기도 하고 이런 주제의 애니메이션이 있다는게 곱씹을 수록 너무 놀라웠다.
어쩌면 용서와 화해, 두번째 기회와 다시 믿어주는 것은 어렸을 때부터 배워야 할 것이라는 생각도 들고 혹은 어린 아이들이 더 잘 할 수 있을 것이라는 생각도 든다. 아이들은 싸웠다가도 또 같이 잘 놀고 동생이니까 이해해주자, 하면 이해해주고 친구는 이거 없다니까 한번 가지고 놀게 해주자, 하면 또 나눠주니까. 갑자기 아이들이 더 대단해 보인다.
드래곤이라는 존재가 어쩌면 이 안에서는 부모로서 함께했고 라야와 빌런은 아이들 같다는 느낌도 들었다. 아이들처럼 순수하고 잘 용서하고 잘 화해하면서 살아가고 싶다는 욕심도 났다. 너무 멋진 애니메이션이었던 라야와 마지막 드래곤. 누구든 볼까말까 고민한다면 꼭 보라고 추천해주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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