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웹소설에 빠져있다.
광고를 통해 처음 접하게 된 '언니, 이번 생엔 내가 왕비야'라는 작품이다. 광고를 봤을 때 바로 읽지는 않았고 근래 친구들이 읽고있는데 재밌다고 해서 보기 시작했는데 너무 재밌어서 틈틈히 읽고 화장실에 가고 싶은데 화장실에 누가 있을 때, 같은 몰입이 필요할 때에도 챙겨 읽고 있다.
줄거리
근래 웹소설은 보통 현실세계를 살던 사람이 중세 배경 소설 속으로 들어가는 등의 빙의물이나 죽었다가 다시 과거로 돌아간 회귀물이 많은 듯하다. 웹소설 '언니, 이번 생엔 내가 왕비야' 역시 회귀물인데, 헌신했던 서출 왕자에게 버림받고, 소시오패스 급인 언니에게 죽임 당한 역시 서출 출신 차녀가 과거로 돌아와 자신의 삶을 바꿔가는 이야기다.
배경이 여성인권이 땅바닥에 떨어진 시대의 설정이 아니었다면 혼자 잘먹고 잘 살았을 거라는 말이 있을정도로 똑똑했던 차녀이기에, 내용은 대체로 사이다 전개를 이루고 있다. 아직 중간까지밖에 안읽었지만 서른살 넘게까지 서출 출신 왕자의 약혼녀로서 궁중 살림을 하다 죽임당해 돌아온 주인공 아리아드네는 본인 역시 서출이지만 그런 지략을 갖췄고 30대의 마인드가 10대의 몸에 들어왔기 때문에 더없는 인내까지 갖췄다.
그는 회귀 전, 죽으면서 다시 살면서 딱 당한만큼의 복수를 하겠느냐는 식의 질문을 받았다. 이에 응답하고 과거로 돌아오게 되는데, 회귀한 뒤 아리아드네가 복수할 대상이 아닌 사람을 괴롭게 할 때마다 전생에서 잃었었는데 회귀하면서 되살아난 약지 손가락 마지막마디가 너무 아픈 현상을 겪게 된다. 그래서 딱 당한만큼만의 복수만을 해야해서 더욱 치열하게 복수를 계획한다.
아리아드네의 아버지 데 마레 추기경의 정부 루크레치아는 말하자면 아리아드네의 계모인데, 초반엔 데 마레 추기경의 사랑을 힘입어 권세가 드높지만 아리아드네가 그의 잘못을 꼬집고 허튼짓을 못하게 막을때마다 이를 벗어나기 위해 더 허튼짓을 하다보니 그 권세가 땅에 떨어지고 만다. 그만큼 어리석고 참을성없는 성격이라 아리아드네의 계획에 큰 방해가 된적이 없었고 오히려 도움이 되는 인물이다.
데 마레 추기경은 아리아드네의 아버지로 성황당, 현실로 따지면 아마도 교황청 소속의 높은 성직자이다. 성직자인 탓에 정실부인을 둘 수는 없지만 루크레치아와 눈이 맞아 루크레치아과 사실혼 관계를 유지하며 아이도 낳았다. 루크레치아와 사이에서 낳은 이폴리토, 이사벨라, 아라벨라 그리고 어느 농가의 여식과의 사이에서 낳은 것이 아리아드네다.
그는 작위없는 집에서 태어나 작위 없는자가 할 수 있는 가장 높은 곳, 고위층 성직자가 되었지만 (혹은 작위 있는 집의 외동딸의 사위로 들어가 작위를 받을 수도 있다) 욕망에 의한 직업 선택이었기 때문에 신에 대한 경외보다는 현실적인 감각으로 살아가는 사람이다. 자식들에게 부성애가 있는 편은 아니고 자식들을 도구로 여기는 편에 가깝다. 특히 딸들은 가치에 대해 엄격한 편이라 평판이나 가문에 해를 끼치는지 이익을 끼치는지 여부에 민감하다.
또 자신이 오롯이 만들어낸 데 마레 가문에 대한 애정이 깊어 이를 위협하는 자에게 사람에 따라 몇번의 인내는 허락하나 끝까지 안고가지는 않는 모습을 보인다. 그러나 가문과 제 안위만을 위할 뿐 더 많은 물질이나 사치를 원하지 않는 것만으로도 사실 이 소설 내에서 데 마레 추기경은 충분히 평타를 치는 사람으로 보인다.
특히 국왕인 레오 3세 때문에 답답한 고구마 전개가 한창일 때 댓글에서 사람들은 애정만 바라지 않으면 데 마레 추기경은 충분히 평범한 아버지라며 혀를 찼다.
이사벨라는 아리아드네의 배다른 언니로 미모가 출중하다. 속은 그 누구보다 이기적인 악독한 마음을 지녔으나 겉은 천사처럼 아름다워 왕국에서 비할 사람이 없을 정도라서, 그동안은 마음대로 살아왔으나 아리아드네가 회귀한 뒤로는 그렇게 살지 못하고 있다. 그녀의 악행은 아리아드네에 의해 웬만하면 가로막혔고 유혹하려던 두 왕자님도 모두 아리아드네의 차지였다.
아리아드네가 뛰어난 지략으로 넘볼 수 없는 존재가 되어가자 주변 사람을 해코지하는 악독함도 보였는데 그 때문에 죽는 사람도 여럿이었지만 정작 그녀는 명줄이 길어 보면서 답답해지곤 했다.
아라벨라는 아리아드네의 배다른 동생으로 음악에 뛰어난 재능이 있다. 보고 자란 것이 루크레치아, 이사벨라 였던지라 아리아드네에게 처음엔 못되게 굴었지만 점점 따뜻하게 안아주는 아리아드네에게 마음의 문을 열고 점점 의지하게 된다.
이폴리토는 데 마레 가문의 장남이다. 그렇다고 장남스러운 장남은 아니었다. 이사벨라와 다를바 없이 탐욕스럽고 이기적이고 가문의 오랜 지지와 지원을 받아 능력은 없지만 자존심은 높아 말도안되는 허세와 허언을 늘어놓는 작자였다.
이폴리토는 꾀를 쓰고 하는 데에 능하지도 않아서 아리아드네와 딱히 큰 수 싸움을 해보지도 못했다. 그는 아리아드네의 그저 숨겨진 한 패로써 존재하는 듯 하다.
체자레는 회귀 전 아리아드네의 약혼자였다. 원래 이사벨라를 원해 데 마레 가문에 청혼을 넣었는데 그는 왕위 계승 1위가 아니었기에 이사벨라는 아껴두고 그래도 높은 권력이었기에 아리아드네를 억지로 약혼시킨 것이었다. 거기에 혹시 약혼을 깰까 싶어 아리아드네를 미리 체자레와 함께 살도록 해서 아리아드네는 10여년 동안 체자레의 곁에서 실질적인 궁중업무를 보며 또 체자레에게 순종하며 살았다.
심지어 체자레가 시키는대로 계승 1위 알폰소 왕자를 죽이기까지 했다.
하지만 돌아온건 배신이었다. 체자레는 왕비 자리에 결국 벼르단 이사벨라를 올렸다. 아리아드네는 버림받았고 언니는 심지어 훗날 아리아드네를 다시 찾을까 하여 아리아드네를 죽여버렸다. 그 순간 아리아드네는 회귀하게 되고 어린시절로 돌아와 다시만난 체자레는 그녀의 지략에 끌려 그녀를 쫓다가 결국 완전히 빠져들지만 아리아드네는 미련 때문에 휘둘리다가 결국 잘 끊어낸다.
알폰소는 왕위 계승 1인자였지만 전생에서는 아리아드네에 의해 죽음을 맞이하는 존재다. 그때문에 회귀 후 아리아드네는 알폰소에게 미안한마음 + 언니가 아니라 자신이 왕비가 되고 싶은 마음으로 알폰소에게 잘해주는데 이때문에 알폰소도 마음을 뺏기게 된다.
라파엘은 펠리시아노 라는 첫째 형이 죽은 뒤 차남인 라파엘이 예비 소가주가 된 서브남주다. 상당히 권력있는 귀족 집안 도련님으로 평민, 서출 등에 대한 무시를 베이스로 깔고있는 사람이다. 그러나 아리아드네만은 신학, 지략, 성품이 검증되었다며 잘못 심겨진 모종이라고 표현했다. 가끔 그런 존재가 있으며 자신은 그런 존재를 옮겨 심어줄 의무가 있다고 말한다.
스포
자잘한 스포부터 얘기하자면 루크레치아는 죽음을 맞이한다. 말레타가 이폴리토의 아이를 가지게 되자 말레타를 죽이기 위해 고민하다가 이폴리토가 자신이 대학에서 마약을 유통할 때 알게된 부랑자들에게 부탁해 죽이겠다고 했는데 말레타를 죽인게 맞는지 확인하기 위해 목을 잘라 보여달라고 부탁을 했다.
그런데 그 과정에서 말레타 뿐 아니라 작품에서 많이 나오는 구휼원의 관리자 딸까지 죽이게 되면서 일이 커져 데 마레 추기경이 루크레치아를 죽이고 내어주는 대신 모든 일을 무마하는 것으로 협의를 볼수밖에 없었다.
하지만 사실 이 모든 일의 근원은 이폴리토였다. 그리고 이폴리토는 사실 데 마레 추기경의 아들이 아니라 다른 아버지를 가진 존재였다. 루크레치아가 이폴리토를 가진 채로 데 마레 추기경을 만나 결혼했고, 조산해서 이폴리토를 낳은 척 했다. 아직 명백한 증거가 있는 일은 아니지만 아리아드네는 이폴리토의 진짜 아버지를 계속 수소문중에 있다.
그리고 중요한 스포, 아리아드네의 회귀에 관해서는 황금률이 개입해 그런 것이라는 말이 스토리 중반부터 계속 나오고 있다. 황금률이란 일종의 신적인 존재인데 뚜렷한 존재의 이유나 목적이 나와있지는 않지만 그들이 누군가 회귀 시키는 일은 종종 있었고 회귀 시킨 자들을 유심히 지켜보고 있다는 것까지는 극 중에서 거론되었다.
회귀자들은 자신이 당한만큼만의 복수를 할 수 있고 그 이상 죄를 지어 업을 쌓으면 회귀하지 않은 사람들과 달리 철저히 벌을 받는다고 했다. 그리고 아리아드네가 잘못된 선택으로 이전 생과 달리 전염병이 더 멀리까지 퍼져 많은 사람들이 죽자 아리아드네의 약지손가락부터 해서 팔 중반부까지 그 사람들이 죽을때마다 빨간 점이 생겨 피부가 얼룩덜룩해졌다. 전생에서 잃었었는데 회귀하면서 되살아난 약지 손가락부터 시작된 것이었다.
이 부분에 대해서는 무어인 중 주술사인 자들이 대부분 잘 알고있는듯 헀는데 그중 처음 만난 이는 아리아드네가 황금률의 ‘심판자에 오른 자들’이자 ‘눈뜬 자들’이라고 했다. 그런 자들은 미래를 볼 수 있다고도 했다. 이점에서 아리아드네와 같이 회귀한 자들이 이전에도 있었음을 알 수 있었는데 아리아드네가 이에 대해 잘 모르자 점이 두 개여야 하는데 한 개라며 반만 눈뜬 것이라고 했다. 또한 이런 황금률에 대한 이야기를 들을 자격이 없는 자들이 들으면 죽는다고 했다. 그 자리에 있었던 말레타가 실제로 뼈만 남긴채 사라졌다.
그리고 두번째만난 작은 꼬마 남자아이인 무어인 주술사는 아리아드네가 아직 기로에 서있지 않은 선택받은이라서 황금률이 거짓말할 리가 없다며 일단은 황금률이 좋아하는 일을 하라고 말해줬는데 그게 바로 갈리코에 역병을 퍼트리는 일이었다. 이 선택 때문에 아리아드네의 팔에 얼룩덜룩한 반점이 남게된다.
하지만 주술사의 실수로 생긴 업은 주술사에게도 가기 때문에 이 업은 아이에게도 남는다. 아이는 복채를 받지 않았기 때문에, 사실 복채를 태우면 주술사의 업인 사라지지만 그러지도 못했다. 남은 방법은 업을 달랠만큼 아리아드네에게 도움을 주는 것.
그래서 이 꼬마 아이를 위해 아이의 할머니이자 역시 무어인 주술사인 세번째 무어인이 아리아드네에게 도움을 준다. 이 할머니는 황금률의 눈을 피해 그믐날 밤에 까만 언덕에서 아리아드네를 만나 회귀자들에 대해, 업에 대해, 윤회의 고리에 대해 설명한다.
보통 회귀는 비술을 쓸 수 있는 자들이 하는데 아리아드네는 비술을 쓸 줄 몰랐지만 회귀하였고 그래서 반쪽자리가 되었다. 그리고 아리아드네가 지은 죄, 업, 왼팔의 점은 그저 죄의 표식일 뿐이며 그 업은 심판의 날에 액운의 형태로 회귀자의 인생에 쓸려들어올 것인데 그것이 비술을 쓴 자에게 올지 아리아드네에게 올지는 알 수 없었다. 다만. 말년이 좋지 못했던 유명인들은 대부분 그런 경우였다.
그리고 궁구의 끝에서 ‘눈’을 뜨게 되면 윤회의 고리에서 떠날 수 있고 그들이 ‘눈 뜬자들’이다. 그 존재가 바로 우리가 흔히 말하는 ‘신’이다. 이 눈뜬자들은 극중에서는 아주 잠깐잠깐 짧게짧게 나오는데, 특히 신적인 존재인 눈 뜬 자들 중에서도 가장 높은 곳에 있는 자들인 30인 위원회가 나온다.
이들 중에는 검은 날개의 젊은이, 하얀 날개의 어린이, 흰 토가를 입은 학자, 갑옷을 입은 젊은 여자 같이 표현되는 자도 있지만 전쟁의 신도 있고 우리가 잘 아는 이름, 프로메테우스도 있다. 프로메테우스는 아리아드네가 퍼트린 흑사병으로 인해 피해가 커지자, 일부를 희생하여 중요한 인물 몇 명이 목숨을 잃지 않도록 조치하자는 주장을 펼친다. 계량을 통해 아리아드네는 건드리지는 않고 중앙대륙 북부의 일부 인물들을 보호하기로 결정한다. 또 태초의 젊은 여인으로 표현되는 눈뜬자는 아리아드네가 정보 없이 회귀한 것에 대하여 미안함을 가지고 있는 존재이며 아리아드네의 손가락에 빛무리를 보낸 장본인이기도 하다.
아리아드네는 이들처럼 ‘신’이 될 수도 있는 어떠한 기로에 있는 것이었다.
아리아드네가 신이 되고 싶지 않자고 하자 무어인 할머니는, 아리아드네가 원래 죽었어야 할 날 이후로 인생에 액운이 마구 몰려들어올 것이고 이는 집에 있든 어디에있든 안전한 곳 없이 찾아올 거라고 말한다. 그러자 아리아드네가 그럼 이미 죄업을 쌓았고 선업으로 무마되지도 않으니 이미 망한것 아니냐고 물었고 할머니는 비술을 건 놈에게 죄업을 넘겨버리는 방법을 찾아보자고 했다.
하지만 아리아드네가 돌아올때 받은 질문은 ‘저지른 업보는 그 대가를 치르고 베푼 선행은 돌려받고, 그것이 황금률. 너는 할 수 있겠느냐?’ 였는데 할머니는 그런 애매한 조건은 처음 들어봤다고 했다. 아마도 비술을 건자가 숨겼을 수도 있다고. 그런데 그 조건을 달성하지 못하면 아리아드네의 영혼을 윤회의 고리에서 이탈시켜 갈아 태워버릴 거라고 했다. 이는 우주의 섭리에 바치는 대가라고.
대신 죄업은 비술을 건 자에게 넘겨버릴 방법을 고민해보고, 임무 달성에 성공한다면 선업을 계량 후 처우가 결정될 것이라고 했다. 선업이 부족하면 다시 윤회의 고리로, 선업이 뛰어나면 ‘눈 뜬자들’의 일원으로 높아질 기회를 받는다고 했다.
그래서 일단 그 비술을 건 (아마도 암하라인으로 추정되는) 사람을 찾아야 하는데 그전에 우연히 아리아드네가 얼룩덜룩한 죄의 표식에 대해 하소연하자 할머니는 그 표식을 남들 눈에 보이지 않게 하는 것은 가능하다고 했다.
그래서 할머니는 그 표식을 지워주고, 아리아드네는 할머니 손주를 학교에 입학시켜주는 식으로 둘의 인연이 이어진다.
그 빨간점으로 얼룩진 손을 아무에게도 보여주기 싫어 심지어 체자레까지도 밀어내고 그에게 오해를 살지언정 장갑을 벗지 않은 아리아드네였지만, 그만 라파엘에게 들키고 마는데 라파엘은 ‘옮는게 아니라’고 마음 졸이며 말하는 그녀를 보며 마음아파한다. 그리고 잠시나마 그 손이 징그럽다고 생각한 자신이 부끄러워, 아리에게 떳떳해질 수 있을 때 고백하겠다는 다짐을 하게된다.
후기
아직 현재 진행중인 소설이라 완전히 결말을 알 수 없는 것이 아쉽지만 지금까지만 해도 충분히 이 소설이 왜 네이버 로맨스판타지 부문 최우수상을 탄 작품인지 알 수 있었다. 내용과 세계관이 탄탄할 뿐 아니라 전하려는 메시지가 상냥한 것으로 느껴졌다.
서술되는 표현이나 어휘도 시대적 배경과 잘 어울리고 느낌을 잘 표현하는 것 같다. 작가가 전문 작가가 아니라 따로 직업도 있고 또 글을 쓰시면서 임신과 출산도 겪으셨다고 들었는데 계쏙해서 이렇게 글을 쓰시는게 너무 대단했다.
앞으로 아리아드네가 어떻게 되는지 너무 궁금하고 아직 100화정도가 남아서 계속 읽어나갈 것이지만 빨리 결말도 났으면 좋겠다. 내가 100화를 읽는 동안 난다면 금상첨화겠다. 다 읽고나면 또 이런 작품을 찾을 수 있을지 걱정이지만 일단 그 걱정은 결말이 날때까지 미뤄둬도 좋으니 빠른 결말을 먼저 바래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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