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우리 동네에서 태어나지는 않았지만 태어난지 몇년만에, 기억도 없는 채로 우리동네로 이사해서 쭉 이 동네에서 지내왔다. 동네는 다소 작고 서울과는 멀다고 얘기할 수도 있지만 오가기에 크게 불편하지 않고 또 작지만 알찬 가게들로 채워져있어 불편함 없이 지내고 있다. 봄날의 곰도 이 동네에서 사는 나를 행복하게 만들어주는 가게들 중 하나다.
정말 딱 동네 카페 라는 말이 너무 잘 어울리는 구성의 메뉴와 인테리어. 다정하고 포근하다. 사실 아무리 낯선 동네에서 이쁜 카페를 가봐도 그런 카페가 이런 안정감을 줄 수는 없는데, 이렇게 정겨운 카페가 근처에 있어 필요할때마다 찾을 수 있다는 것은 큰 행복이다. 좋은 노래와 맛있는 커피. 정겨운 카페에서 그리고 익숙한 동네에서 누리는 좋은 분위기. 잠시 눈을 감고 그려보시라.
하지만 봄날의 곰의 매력은 여기서 그치지 않는다. 산본 카페들이 대부분 베이커리에 강한편이긴 한데 여기 쿠키들은 또 거기에 귀여움을 더했다. 오밀조밀 내가 좋아하는 뭐가 많이 들어간(?) 쿠키들이다. 때로는 눈도 달려있다! 보통은 견과류가 듬뿍 들어있다. 오독오독. 씹는 소리마저 귀엽다.
음료도 다양하다. 그래서 고르는데 시간이 오래 걸릴수도 있다. 하지만 차분히 고민하다 최고의 음료를 고를 수 있는 것이 동네 카페의 장점이다.
내가 좋아하는 버터스콘. 거기에 피넛도 들어가 역시나 오독거린다. 씹을수록 고소하고 달달하다. 마치 느긋하고 여유로워 분위기에 취해버리는 토요일 오후같은 맛이다.
곳곳의 커피 용품들도 자꾸 보게 만드는 매력을 지녔다. 가끔 커피 가는 소리에도 귀를 기울여본다. 코오오오 갈리는 그 소리가 마치 아기 코고는 소리같아 귀엽다.
아기자기하다고 헀지만 그렇다고 내부가 좁은건 아니다. 제법 많은 테이블을 갖췄고 화장실도 있다. 머물기 좋은 카페였다. 잠시 책을 읽거나 노트북으로 간단한 일을 처리하기에도 나쁘지 않았다.
하지만 주로는 테이크아웃을 하곤 한다. 이날은 달달한 자몽에이드를 시켰다. 친구는 레몬에이드를 시켰다. 늦은 시간이라 커피를 먹기에는 부담이라서 달달하지만 너무 쎄지 않은 자몽청이 섞인 상큼한 에이드를 선택했다. 그리고 에이드를 홀짝이며 찬찬히 주변을 한바퀴 산책하고 집까지 걸어가는 것. 이런걸 여유라고 하는 것 아닐까.
봄날의 곰은 위치가 제법 특정 아파트 단지에 근접해 있어 우리만 아는 카페일거라고 생각했는데 포스팅도 많고 주변 친구들도 다 알고있었다. 사실 그럴수밖에 없는 카페라는 생각은 든다. 사람을 홀리는 카페. 더 많은 사람들이 와서 사장님이 돈쭐났으면 좋겠는 생각 반, 지금처럼 내가 가는 타이밍에는 주로 딱 적당히 사람이 들어찬 정도로만 바빠서, 내가 찾을때마다 여전히 이렇게 여유로운 카페였으면 하는 생각 반이다. 후자는 너무 이기적인가. 하지만 그런 이기적인 생각마저 포근히 안아줄 것 같은 카페다.
[카카오맵] 봄날의곰
경기 군포시 수리산로 69 덕유아파트 상가동 101호 (산본동) http://kko.to/pTANrHgf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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