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음날 해가 밝았다.
낙산 오션뷰 숙소는 낙산의상대가 너무 좋은게 오션뷰라 일출보러 멀리 나갈필요도 없고 눈뜨면 그냥 볼 수 있다. 나는 좀 느지막히 일어나 이런 풍경을 봤지만 좀더 이르게 일어났다면 뜨는 걸 모두 침대에 기대 천천히 아늑하게 볼 수 있는 것이다.
이 가격에 이정도 뷰면 그냥 끝났다고 본다. 사람하나 없는 해수욕장이 너무 이국적이고 프라이빗하게 느껴져서 리조트에 온 것 같은 느낌이었다.
아침은 전복 맛집에서 먹으려고 길을 나섰는데 생각보다 길이 험했다. 인도가 없고 다 차도였다. 나중에 돌아올 때 보니 인도는 맞은편에 있었고 건너오려면 디귿자로 돌아서 육교을 이용해야했다. 어차피 아침이라 차도 별로 없어서 빠른 길로 잘 갔다 싶었다. 돌아올 때는 육교를 이용했다.
낙산 전복 맛집 추천
강원도 양양군 양양읍 낙산해변 근처 전복 맛집으로 알아보고 온 여기, 바람꽃해녀마을 낙산점은 속초가 본점이지만 지점이라고 맛이 덜하다거나 하게 느껴지진 않는다. 본점을 가본 건 아니지만 낙산점이 더 맛있을 수도 있겠다싶을만큼 너무 음식들이 다 맛있었기 때문이다.
기본찬인 톳무침 간장새우도 맛있었고 전복순두부, 전복죽, 성게비빔밥, 그리고 이걸로 모자라 전복구이, 전복물회도 추가로 시켰는데 진짜 다 맛있었다. 이런 진수성찬 사이에서 전복죽이 묻히지 않고 맛을 뽐내는 경험은 진귀했다.
오히려 성게비빔밥이 조금 아쉬웠다. 전복이 들어간 건 다 맛있었다. 특히 전복죽은 정말 별미였다. 걸죽한 국 가득 고소하고 진한 전복의 풍미가 담겨 죽이 아니라 전복 엑기스인 것 같았다.
먹다가 매콤한 게 땡길 때마다 전복 순두부를 떠먹었다. 부드러우면서도 매콤하고 그 속에 또 전복향이 있어 전복죽과 너무 잘 어울렸다.
전복구이는 물론 전복 그 자체이기에 향도 좋았지만 부드러운 버터로 한번더 볶아져나와 고소함이 증폭되었다. 그리고 찍어먹을 꿀도 같이나와 달달하고 고소한 맛을 즐길 수 있었다. 🙈
전복구이를 시키면 미니전복죽이 같이 나온다.
덕분에 전복죽 넷이 같이 먹으니까 너무 부족하고 더먹고 싶은 마음이 좀 충족됐다. 😂 맛은 큰 전복죽과 똑같았다. 미니라고 향이 덜하거나 하지 않은 것도 너무 좋았다.
전복물회의 전복은 볶거나 요리한 전복보다는 딱딱한 편이다. 아빠는 이가 안좋으셔서 드시기 불편해하셨다. 부모님과 같이 간다면 참고할 부분이다.
하지만 전복구이나 다른 전복요리들은 다 너무 좋아하셨다.
그리고 나머지 가족들은 전복물회도 없어서 못먹을 정도로 맛있게 먹었다. 새콤달콤한 국물에 톳이나 해초면으로 추측되는 초록색 면도 너무 잘어울렸고 전복도 너무 신선했다.
낙산사로 가는 길.
낙산 전복 맛집에서 낙산사로 가는 길 (안전한 인도 길) 에는 소나무가 엄청 많았다. 하나하나 너무 멋진 소나무들이어서 사진을 엄청 찍었다. 굽이굽이 라인도 멋드러지고 색도 다 고급지고 소나무들 밑동에 적당히 올라있는 담쟁이들도 너무 감성적이고 예뻤다.
두번 정도 골목을 돌면 바람꽃해녀마을 낙산점에서 낙산사 입구에 도착할 수 있다. 먼듯 안먼듯 약간 거리가 있는 정도. 입구 앞으로는 건어물 상점들이 쭉 늘어서있다. 왜 여기 이게 있지? 싶긴 한데 막 호객행위를 하는 것도 아니고 주차장 인도 앞이라 크게 불편한 것두 없다.
여기가 낙산사 입구. 초입구다. 입장권 끊는 진짜 입구(?)는 좀더 들어가야 나온다. 그런데 작은 이 입구가 너무 귀여워서 일단 극 호! 아주 호감이 갔다.
초입구를 조금 지나면 낙산사 가는 길이 이 길이 맞다고 팻말이 나온다. 그러니까 그 초입구부터 낙산사는 아니고 거기는 낙산사로 가는 길 입구 정도 되시겠다.
평평한 즈음의 낙산사 가는 길을 걸으면 낙산사가 나온다(?)
입장료는 4000원. 우리는 넷이라 16000원을 냈다. 카드도 가능하다. 키오스크로 구매한다. 이런 절까지..?! 싶지만 요즘은 절에 내는 봉헌금도 카드가 가능하다고도 하더라.
절에는 이런 무서운(?) 입구 지킴이들이 많다. 나보다 머리 두개는 커다란 이런 조각을 하려면 얼마나 힘들었을까. 처음에 보면 깜짝 놀라지만 감탄하며 보다보면 귀엽기도 하고(?) 만든 사람에 대한 경외심도 갖게된다.
이들의 실체는 사실 부처님과 수행자들의 수호자이다. 수호자라고 해서 신의 사자라던가 수하라던다 하는게 아니라 동서남북 사방을 지키는 사대천왕이다.
아니 사방을 지켜야 하는데 부처님과 수행자까지 지키다니? 몸이 열두개인가. 각각 검, 비파, 탑, 용을 가지고 나쁜 사람에게는 벌을 내리고 착한 사람은 지켜주는 존재라는데 뭔가 동화같아서 귀엽기도 하다.
요즘엔 마냥 나쁘기만 한 사람도 마냥 착하기만 한 사람도 없다는 걸 배워가는 중이라 (이걸 알아야 남을 이해할 수도 있고 나를 돌아볼 수도 있다!) 나쁘기만 한 사람이 어디있어요! 하고 따져보고 싶기도 하지만 사실 동화나 설화에는 그런게 좀 분명하니까. 동화 속 인물을 이렇게 조각해놓은 것 같기도 하고 그러면 에버랜드 같기도 하고..?? 해서 귀엽다.
낙산사는 낙산이라는 산 위에 있기도 하지만 해변과도 근접해 있어 절경을 볼 수 있는 절로도 유명하다.
낙산의상대 내가 묵은 숙소 이름에도 숨어있는 ‘의상’대사 가 지은 절로 유명하다. 의상대사가 붉은 연꽃 위에 나타난 관음을 직접 보고 대나무가 솟은 자리에 홍련암을 지었다. 이런 설화가 전해진다. 이때가 신라 문무왕 때니까 신라시대 절인 셈이다.
낙산사는 화재를 참 많이도 당했다. 고려시대 때에는 몽골 제국의 침입으로 소실되었고 조선시대 때에 왕명으로 크게 중창하였지만 임진왜란, 병자호란 때 또 화재로 불타게 되었다. 이후 다시 중건했지만 또 한차례 정조때 화재를 당했다. 그리고 또 중건.
하지만 오랜 시간이 흘러 6.25 전쟁 때 또 소실되었다. 몇년 후 다시 지었는데 또 오랜 시간이 흘러 2005년에 또 한번 산불로 인해 대부분의 전각이 소실되었다. 그 때 산불이 꽤 큰 편이었어서 불길이 잘 잡히지 않아 위험했었다. 불이 커지면서 낙산사에 있던 보물 ‘동종’까지 녹아내렸다. 금속 종을 녹일만큼 큰 불이었다.
하지만 계속해서 왕들과 또 사회적으로 이 낙산사를 지키려고 한 데에는 이유가 있었겠지. 단지 절경이기 때문만은 아니었을 것이다.
낙산사는 규모가 특이하고 큰 절로도 유명하다.
앞면 3칸 옆면 3칸 그리고 옆으로 봤을 때 여덟 팔 한자 모양을 닮은 팔작 지붕 을 가지고 절벽 위에 자리한 절. 거기에 홍련암, 의상대, 거대한 관음불상을 가지고 있다.
이 거대한 관음 불상은 낙산사의 랜드마크다.
1977년까지는 동양 최대의 불상이었다. 근처에 있는 종각에서 종을 쳐봐도 괜찮다. 불전함에 비용을 자율로 낸다. 근처에 물도 자율로 불전함에 비용을 내고 마실 수 있게 해두었다.
관음전에서 통창으로 바라보면 외부 해수관음이 정면으로 보이는 구조다. 실내에서 관음을 보면서 기도를 할 수 있다. 또 한 켠에 있는 넓다란 바위에 올라가면 울산바위도 볼 수 있다.
뭐니뭐니해도 진짜 절벽에서 바라보는 바다의 풍경은 최고였다. 설마 절경 때문에 그렇게 계속 중건한 건 아니겠지. 생각했지만 풍경을 보니 그랬을 수도 있겠다, 싶다.
여기 낙산사에, 한번이라도 와본 사람이라면 누구든지. 낙산사가 불에 탔다고 했을때 중건하라고 명하거나 중건해야한다고 말할만큼 멋있는 풍경이었다.
😌
절마다 보이는 외관도 너무 예뻤다. 색감이 이렇게 알록달록한데도 촌스럽지가 않고 되려 고풍스러웠다. 단순히 알록달록하기만 한 게 아니라 다정하고 조용하게 꽃단장하고 수행자들을 기다리는 것 같은 느낌이었다.
왜 낙산을 꼭 한번은 가봐야 된다는지 알 것 같았다.
그냥 절들을 둘러보느라 걷고 풍경을 보고 감탄하고, 또 관음상이랑 여러 절들의 외관을 보면서 사색에 잠길 수 있는 곳이었다. 큰 관음상 앞에서는 왠지 작아진 느낌. 이렇게 작은 인간으로 아둥바둥 살아가는 게 얼마나 부질없는 일인가. 뭐 이런 불교적인 생각도 잠시 들었다.
이렇게 사색에 빠지게 만드는 트래킹 코스를 많이 찾아봐야지, 생각했다. 아마도 절이 있는 산이나 절 주변, 관음상 같은 랜드마크 주변을 많이 찾을 것 같은 느낌이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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