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바타를 봤다. 2D로 봤다. 2D로 봤어도 너무 황홀한 작품이었다. 감독이 이 작품을 위해 5년간 해양탐사를 했고 이 때문에 이 영화가 아무리 흥행해도 손익분기점을 넘길 수 없다는 말이 있던데, 정말 그만한 가치가 있는 작품이라는 생각이 들었고, 또 손익분기점 때문이라도 이 물 배경으로 아바타가 더 나올 것 같고, 내용 상으로도 물 배경 아바타가 이어질 것으로 보이는데 그게 너무 기쁜 소식으로 다가왔다.
또 이런 황홀한 배경을 볼 수 있다니. 싶은 생각이 들어서. 그리고 아이맥스로 보지 못한게 아쉬웠다. 찰랑거리는 바다, 그 안의 해초 모든 것들이 다 너무 예뻤고, 실제로 스노쿨링 경험이 여럿 있는데 실제보다 더 이쁘고 그러면서 실제같고 그래서 너무 오묘하고 신비로운 느낌이 들었다.
/ 줄거리 /
아바타 1탄은 나도 잘 기억이 안난다. 너무 오래전 영화. 하지만 간단하게 설리는 1탄에서 원래 판도라 정보를 수집하기 위해서였나, 아바타의 몸을 입고 판도라에 왔던 군인이었는데 나비족의 생활에 반하고 또 친해진 나비족 여성 네이티리와 사랑에 빠져 판도라를 지키기 위해 인간을 배신하고 나비족의 편에서 싸웠다.
그리고 이후 나비족의 몸 아바타로 정신을 이식해 완전히 나비족이 되었고 2탄에서는 네이티리와 결혼해 아이를 셋이나 낳고 행복하게 사는 모습이 펼쳐진다. 거기에 입양한 딸 키리까지 아이들 넷을 키우며 설리는 행복이란 단순한 것이며, 멍청한 자신도 드디어 행복을 찾았다고 고백한다.
하지만 사람들, 나비족에서는 일명 하늘에서 온 자들 로 불리는 (비행선을 타고 왔으므로) 인간들이 다시 판도라에 나타났다. 그리고 네이티리의 족속인 숲의 족이 살고있는 숲을 일부 불태우고 자기들의 기지로 삼고 계속 숲을 더 차지하려고 드는데 이를 설리가 막아내고 있었다.
설리는 인간일 때 군인으로서 배웠던 방법들을 사용해 게릴라전을 펼쳤고 인간들의 물자수송이나 그런걸 막아 더 숲을 차지하지 못하도록 막았다. 그러던 중 군인일 때 배신했던 쿼리치가 나타났다. 그도 인간의 몸에서 나비족의 몸으로 정신을 이식해서 나타났다. 나비족의 몸으로 혈전에 벌어질 것이 예상되는 순간이었다.
쿼리치는 설리의 자식들을 인질로 삼는 등 설리를 위협했고 숲에서 겨우 아이들을 구한 설리는 저 멀리 인간의 손이 닿지 않고 부족이 각자 마을을 이뤄 숨기 좋은 물의 부족. 멧카이나 부족으로 가서 망명을 요청한다.
그곳에서 설리와 가족들은 처음엔 이방인이라서 겪는 설움들을 겪게 된다. 그곳 사람들은 그들을 피하고, 또 아이들도 설리의 아이들을 놀린다. 물의 부족 특성상 거친 물살을 헤치고 이동하다보니 그들의 팔과 꼬리는 튼튼한데 숲 부족은 그렇지 않아서 연약한 팔과 꼬리때문에도 놀림받고 또 설리가 아바타라서 손가락이 5개인 것이 아이들에게도 물려졌기 때문에 손가락이 5개인 것으로도 놀림받는다.
멧카이나 부족 족장이 자신의 아이들에게 설리의 아이들을 잘 이끌어주라고 했지만, 그들이 이렇게 놀리고 따돌리는 바람에 말썽 꾸러기 둘째 아들 로아칸은 먼 바다에서 위험에 처하기도 한다. 하지만 추팡된 툴쿤 파야칸 덕분에 위기를 넘기고, 파야칸과 친해진다. 또 형에게 배운대로 그들의 잘못을 감싸주면서 친해진다.
장녀 키리는 의외로 물에서 호흡하는 것이나 생활하는 것에 재능이 있어 잘 적응하는 듯 했으나 고향을 그리워하는 마음이 커서 눈물을 흘리기도 했다. 그러다 숲의 부족의 위대한 어머니와 같이 물의 부족이 모시는 위대한 어머니, 바닷속 큰 산호 나무 같은 것에 꼬리를 접속했는데 갑자기 발작이 와서 위기를 맞았다가 넘기기도 했다.
그러다 쿼리치가 설리의 아이들을 다시 잡아갔고 설리는 쿼리치와 마지막 혈전을 벌인다. 여기에는 물의 부족 사람들과 파야칸까지 합세하여 엄청난 대 전투가 벌어지게 된다.
/ 스포 /
키리의 발작으로 인해 설리는 숲의 부족 나비족들과 함께 있는 인간 과학자들을 부르게 된다. 거기에 남아있던 과학자들은 나비족들에게 우호적이고 판도라 행성 자체가 살아있는 것 같다며 신기해하고 보존하고 연구하고 싶어하는 사람들이었다. 하지만 과학자들이 타고온 비행선 때문에 물의 부족 어딘가에 설리가 숨어있을 것을, 쿼리치가 알게된다. 그래서 쿼리치는 물의 부족 사람들을 닥치는대로 족치게 된다.
물의 부족은 부족 수 자체가 많고 각자 흩어져 살고 서로 잘 모르기 때문에 설리도 그 점을 노려서 왔던거였는데 멧카이나 부족장 말을 들어보면 그래도 다들 설리가 멧카이나 부족에 있다는 건 아는데 멧카이나 부족이 말하지 말아달라고 해서 안 말하는 거였다. 그걸 듣고 대단하다고 생각했다. 본인의 목숨이 위협받고 집을 불태우는 존재들 앞에서 비밀을 함구하다니.
아무튼 결국 정보를 얻지 못한 쿼리치는 툴쿤 사냥꾼들을 이용해서 설리를 찾으려고 한다. 설리에게 경고하는 것이다. 니가 나오지 않으면 여기있는 모든 존재가 죽을 거라고. 툴쿤 사냥꾼들도 나름(?) 상도덕을 지켜 물의 부족 나비족들이 툴쿤과 친밀하니 먼 바다에서만 툴쿤을 죽여왔는데 이번엔 아주 가까이서 죽여 죽인 툴쿤의 시체를 나비족들이 볼 수 있게 했다.
특히 가까이서 죽인 툴쿤이 멧카이나 부족장의 아내의 영혼의 자매여서 설리도 이를 알게됐고 자기를 향한 경고임을 알고 더 숨으려고 했는데 아이들이 잡혀가는 바람에 나설 수 밖에 없었다.
여기서 툴쿤은 겉보기에는 그냥 고래 같지만 나비족들과 교감하고 소통할 수 있는 존재들이었다. 나비족보다 더 오래전부터 있었던 존재였다고 하는 것 같기도 하고. 소통은 초음파 같은 것으로 하는 것 같지만 그게 완전한 언어 체계를 가지고 있어서 나비족과 소통할 수 있는 것으로 보였다. 그리고 이들은 오랜 세월 전통과 역사 속에서 결코 살육을 하지 않는다는 규범을 종족 전체의 규범을 가지고 있었다. 바로 어떤 상황에서도 살육은 하지 않는 것. 툴쿤이 인간들에게 사냥을 당할 때에도 그들을 공격하지 않은 이유는 이것이었다.
추방된 툴쿤 파야칸은 먼 바다에서 툴쿤 사냥꾼들이 툴쿤을 사냥할 때 친구들이 죽는걸 보고 화가 나 사냥꾼을 들이받았기 떄문에 살육하지 않는 규율을 어겨서 추방된 것이라고 한다. 처음에는 멧테이아 부족이 ‘파야칸이 다른 툴쿤들을 살육했다’라고 생각하고 안좋게 생각하는 줄 알았는데 툴쿤 무리 자체에서 그런 상황이었어도 살육 금지라는 법을 어긴 것은 어긴 것이므로 추방시킨 것-이라는 걸 알고 좀 여러가지 생각이 들었다.
툴쿤들이 절대 공격하지 않으니까 사냥꾼은 맘놓고 사냥을 했는데 그렇다면 그걸 놔두는 것이 과연 좋은 일일까. 하지만 물론 툴쿤들의 교훈 대로 아마 그 사냥꾼에게 보복살육을 하면 사냥꾼은 죽을 지언정 아마 더 거대한 무기로 인간들은 돌아왔을 것이다. 그리고 어쩌면 더 많은 툴쿤들을 죽였을 수 있다. 애초에 인간이 잘못했지만 그 어떤 방법도 현명한 방법이라고 할 수 없는 것. 화도 나고 답답했다.
파야칸도 그래서 처음에 로아칸이 왜 추방됐는지 알려달라고 했을 때 괴로워서 말하지 못하겠다고 했다. 아마 파야칸도 생각했을 것이다. 자신이 들이받고 살육해도 더 큰 살육이 올 수 있다는 것을. 그럼에도 참을 수 없어 들이받은 것이고 그런 자신을 추방한 종족들까지도 이해했겟지. 그래서 말없이 먼 바다에서 외로움을 감수하며 살아왔을 것이다. 하지만 외로움은 혼자 감당하기에 너무 힘든 것이기에, 로아칸에게 결국 마음을 열고 입을 열어 자신의 입 안쪽에서 나비족과 교감할 수 있는 꽃 같은 것을 꺼내보이고 로아칸과 접속하여 자신이 추방된 이유를 생생하게 보여주었다.
이 때 꺼내보인 꽃 같은 것의 색과 같은 것이 툴쿤의 뇌 속 감정 중추를 구성하는 물질이었다. 아마도 같은 것이 아닐까 싶은데 사냥꾼들이 툴쿤을 사냥하는 이유였다. 성체 툴쿤 한 마리에서 사람 팔뚝만한 병 하나를 구할 수 있는 희귀템이자 인간의 노화를 단순히 늦추는 것이 아니라 완전히 정지시키는 효력이 있는 물질이라고. 하지만 가격이 엄청나기 때문인지 이에 따른 인간의 변화, 지구의 변화, 지구의 상황에 어떤 작용이 일어나지는 않은 듯 하다.
아무튼 파야칸 덕분에 설리의 가족들은 쿼리치를 이길 수 있었다. 쿼리치가 툴쿤 사냥꾼과 손잡고 찾아온 덕에 이들의 싸움에 파야칸이 다시한번 나섰고 쿼리치를 돕던 사냥꾼의 배를 두동강 낸 것이다. 부서지고 가라앉고 있는 배에서 전투가 계속되었고 설리의 아이들도 열심히 도망가고 나름 총을 쏴댔지만 결국 네테이얌이 죽고 말았다.
네테이얌은 설리의 장남으로 늘 로아칸의 말썽을 채 막지 못하고 동참했다가 다치기도 하고 하지만 부모님 앞에서는 자신의 잘못이라고 로아칸을 감싸줬는데 마지막에도 동생들 먼저 안전한 곳으로 보내고 자신은 마지막에 피신하다가 총을 맞고 죽고 말았다. 네테이암의 죽음은 아마도 극 중에서 필요한 장치였다는 생각이 든다. 그의 장례는 멧테이아 부족의 방식대로 바다에 시신을 보내는 것으로 치뤄졌는데, 이로 인해 멧테이아 부족이 바다를 생각하는 가치관도 삶부터 죽음까지 너무나도 잘 보여졌고, 또 설리가 멧테이아 부족에게 진정으로 받아들여졌다.
바다는 모든 것을 주고 모든 것을 취하고, 죽기 전부터 죽은 후에도 존재하며, 물의 길은 어디로나 이어져있다는 것. 그리고 감독이 5년이나 바다를 탐사하고 취재한 것을 백분 살리기 위해서 왠지 다음 편도 바다를 배경으로 펼쳐질 것으로 보인다.
마지막으로 쿼리치가 키리를 인질로 삼고 설리를 협박했는데, 네테이얌의 죽음으로 절망에 빠졌다가 애도할 겨를도 없이 쿼리치의 협박 떄문에 쿼리치와 싸워야 해서 감정이고 뭐고 각성한 네이티리가 쿼리치 앞에 스파이더를 데리고 나타났다. 키리의 목에 칼을 댄 쿼리치와 마찬가지로 스파이더의 목에 칼을 대고. 쿼리치는 처음에는 그깟 녀석에게 신경쓸 것 같냐고 했지만 네이티리가 아들은 아들로 갚으라고 찌르기 직전인 양 칼을 쳐들었더니 갑자기 항복하고 키리를 보내주고 스파이더를 살렸다. 스파이더는 쿼리치, 즉 자신의 아버지가 나비족을 짓밟는 존재였음에 그를 증오하려고 하였으나 이 일 때문에 흔들리게 된다.
키리도 특별한 능력이 드러났는데, 바로 물 속에서 산호를 자유자재로 다루고, 또 물 속의 빛을 내는 존재들을 자유자재로 다루는 것이었다. 키리는 엄마만 알고 (아바타가 된 인간) 아빠는 누구인지 모르는데 아마 아빠가 물의 부족이거나 뭔과 물에 관련된 특별한 존재일 것 같다. 왜냐하면 키리가 산호나 이런걸 자유자재로 다루는 걸 보고 물의 부족 아이들까지도 놀랐고, 이는 이런 존재가 이전에 없었다는 것이기 때문이다. 그리고 키리 덕분에 설리 가족은 죽을 뻔한 위기를 마지막으로 넘기게 된다.
마지막으로 쿼리치는 물에 빠져 그대로 죽을 뻔 하였으나 우연히 이를 발견한 스파이더가 쿼리치를 살린다. 아마도 자신을 살리는 선택을 했던 쿼리치에 대한 마음의 빚 떄문이었을 것이다. 그래서 좀 짜증은 났지만 이해는 됐다. 그래도 존재적으로 그리워했을 아버지가 눈앞에 나타났으니 이에 대한 정도 있을 것이다. 하지만 같이 가자는 말에는 홱 돌아 설리에게로 돌아가는 것을 보고 잘한다! 하고 생각했다.
/ 후기 /
이렇게 정말 누가 봐도 바른 가치관을 가진 존재들과 잘못된 가치관을 가진 존재들의 대립이 펼쳐지는 영화는 단순하고 사랑스러워서 좋다. 거기에 바닷속 풍경이라는 볼거리까지 풍성했던 아바타: 물의 길. 물론 아바타 1편도 판도라 행성의 놀라운 자연환경을 구경하느라 놀라웠지만 바다는, 특히 내가 바다를 좋아해서 그런지 너무 황홀하고 아름다웠다.
바다는 모든 것을 주고 모든 것을 취하고 물의 길은 어디로나 통하고 시작과 끝이 없다. 이 슬로건도 너무 멋있었다. 생명의 근원이자 모든 것을 수용하는 바다. 그래서 인간의 쓰레기. 기름. 수많은 더러운 것들도 포용하는 바다. 그리고 점점 바다의 정화 능력 이상의 것을 배출하는 인간 때문에 병들어가는 바다. 여러가지 생각을 하게 만드는 슬로건, 그리고 영상이었다.자연을 지키고 자연과 함께 살아가는 나비족. 행성까지도 그런 나비족과 함께 조화를 이루며 살아가는 판도라.
왠지 우리는 이 지구에서 어떻게 살아가야할지 고민하게 만드는 영화 같았다. 이런 영화가 아무리 나와도 이미 지구를 더럽히고 욕망을 주체못하고 살아가는 기득권층은 변하지 않을 가능성이 높지만 적어도 자라나는 세대, 성장하는 세대에게 만큼은 좀 다른 가치관을 가질 수 있는 기회를 주는 영화가 되기를 바란다. 영화는 준비되었으니 사실 바뀌어야 할 것은 인간이다. 인간이 그런 변화를 선택하고 받아들이고 불편함을 좀 감수하고 더 멀리 내다볼 수 있었으면 좋겠다
+ 쿠키 영상은 따로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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