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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책 드라마

뉴서울파크 젤리장수 대학살. 조예은. 줄거리. 결말. 후기. 재미있는 한국소설 추천

by 아셀acell 2023. 6. 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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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말 이상한 소설. 왜 이런 이야기를 썼느냐고 당신은 정말 이상한 사람이라고, 작가에게 묻고 싶은 마음 반. 묘하게 이 이야기에 알 수 없는 간질거림을 느끼는 나에게 놀라는 마음 반. 이 소설은 그 내용만큼이나 사람을 알 수 없는 기분에 휩싸이게 만들었다.




줄거리



시작은 한 아이가 부모님과 함께 뉴서울파크라는 놀이동산에 가면서 시작된다. 유지. 유지의 부모님은 늘 싸웠다. 하지만 아이는 희망을 놓고 싶지 않았다. 부모님이 둘다 지나가는 말로 좋았던 추억을 회상하던 뉴서울파크에 가면 회복할 수 있지 않을까 생각했다. 하지만 모든건 그대로였다. 부모님은 더운날 아이를 위해 놀이동산에 왔다고 생각했다. 유지가 어떤 마음으로 가자고 했는지는 몰랐다.


유지는 그곳에서 젤리장수를 만난다. 젤리장수는 어딘가 이상했다. 이 젤리를 부모님과 나눠먹으면 부모님과 꼭 붙어있을 수 있다고 했다. 유지의 바람을 잘 아는 사람 같기도, 또 정말이지 요술을 부릴 것만 같기도 했다.


하지만 곧 유지는 부모님을 잃어버렸다. 미아보호소에 갔고 거기서 계속 우는 한 애를 만났다. 주아. 걔가 시끄러워 좀 달래니 그 애는 유지에게 엄청 의지했다. 유지는 시끄러운 미아보호서에서 주아와 함께 나왔다가 주아의 엄마를 마주친다. 주아의 엄마는 주아를 엄청 찾았다며 꼭 안았다. 유지가 바라던 엄마의 모습이었다. 아빠랑 싸우느라 늘 바쁘고 지친 엄마가 아니라 딸을 꼭 안아주는 엄마.


질투심에 유지는 주아의 엄마가 주아와 유지를 데리고 카페에 갔을 때, 잠시 자리를 비운 주아의 음료에 젤리를 탔다. 그리고 나와서 주아는 갑자기 아팠다. 주아 엄마는 주아를 업고 유지에게 혼자 경찰서에 가라고 했다. 하지만 그럴 새도 없이 주아는 젤리가 되어버렸다.




스포



주아 뿐 아니라 뉴서울파크의 많은 사람들이 젤리가 되어가고 있었다. 젤리장수는 이별을 앞둔 커플에게도, 젤리장수를 숭배하는 청소회사 사장에게도 젤리를 줬다. 수많은 사람들이 무료젤리를 먹고 젤리가 됐다.


어떤 여자는 오랫동안 뒷바라지 한 연인에게 억지로 젤리를 먹였다. 그가 헤어지자고 했기 때문에. 그녀는 오랫동안 그에게 헌신했다. 그는 그녀에게 헤어지자고 해서는 안됐다. 그렇다고 그녀가 그를 죽이려고 한 것은 아니었다. 인생에 유일하게 큰 배팅이었던 그와 계속 같이있고 싶어서였다. 여자는 젤리가 된 연인을 삼키며 행복해했다.





젤리장수는 소설 속에서 작은 악마인 것처럼 그려진다. 그래서 그들을 숭배하는 인터넷 집단이 있었는데 가장 먼저 악마를 짧게 만나고 그의 책을 우연히 가지게된 한 여자는 오랫동안 자신을 괴롭혀왔던, 그래서 자신에게 강박증까지 남긴 남편과 시어머니가 거짓말처럼 죽어나가자 악마를 섬기게 된다. 악마가 준 책도 처음엔 읽을 수 없었지만 이후 읽을 수 있게 된다.


그녀는 악마님이 다시한번 자신을 찾아주기를 기다리며 명의가 남편의 것이라 아무리 남편은 일도 안하고 자신은 열심히 일했어도 직함하나 없던 회사의 사장이 되어 하루하루 살아간다. 그러다 우연 같은 운명대로 뉴서울파크에 오게되었고 젤리장수를 만나 환호하며 젤리를 먹고 악마님의 은혜를 입는다.


해석. 후기



무료 젤리를 먹고 젤리가 된다니. 공짜 좋아하지 말라는 교훈인가. 생각하며 책을 읽었는데 읽을 수록 여러가지 생각이 드는 내용이었다. 특히 젤리가 되는 것을 선택하는 사람들. 사랑하는 사람이 젤리가 되게끔 만드는 사람들. 그리고 사랑하고 사랑받는 관계였어야 마땅한 관계에서 상처를 받고 그들의 죽음을 기뻐하게 되는 사람들. 그리고 욕망으로 인해 죽음을 맞이한 사람들. 이런 사람들의 각각의 스토리를 보고 있노라니 가슴이 먹먹해졌다. 아마 지독할만큼 달달한 향을 내뿜었다던 젤리로 가득찬 뉴서울파크에 들어서는 것은 이런 먹먹함과 닮아있지 않을까.


뉴서울파크라는, 놀이동산이라는 공간은 꿈과 희망의 공간, 세상과 너무나 다른 공간이기도 하면서 동시에 그곳에는 세상을 살아가는 사람들의 세상의 짐을 한데 안고 다같이 몰려오는 곳이라는 점에서 역설적인데, 젤리또한 그런 것 같다. 여기 나오는 모든 소재가 다 너무나도 역설적으로 느껴졌다.


돈에 쪼들려 돈밖에 생각하지 않으면서 꿈돌이 옷을 입고 놀이공원 마스코트 인형탈 일을 하고 있는 남자. 칭송받는 사장이지만 그 마음은 곪고 곪아 스스로 젤리가 되는 길을 선택한 여자. 아무것도 기대하지 않는다면서 젤리의 말 한마디에 젤리에게 마음을 줘버린 고양이.





세상사가 뭐하나 마음먹은 대로 되는게 없듯이 이들의 스토리는 그들의 의지대로 만든 것이 아니다. 그래서 더 역설적이고 괴롭게 느껴졌다. 안타깝고 먹먹해졌다. 왜 세상은 모든 사람들에게 적당히 필요한 것을 채워주고 적당히 행복할 수 있도록 공평하게 돌아가지 않을까. 왜 모든 이들이 충분히 가질 수 없고 왜 모든 이들이 화목할 수 없고 왜 모든 이들이 상처받지 않고 살아갈 수 없을까.


읽으면서 처음에는 누군가에게 상처주고, 싸우고, 배려하지 않고 하는 사람들이 원망스러웠다. 하지만 곧이어 그건 그들만의 문제가 아니라는 생각이 들었다. 그들도 그러고 싶지 않았으나 그렇게 되었고, 그들에게도 그렇게 된 불평등한 배경이 있었다.


이미 세상은 거의 깨져버린 구슬이라서 다시 사이좋게 굴러갈 수 있게 붙일 수 없는 곳이라는 생각. 그런 식으로 소설이 끝이났다. 하지만 되새겨보면 또 그저 그런 상황, 그런 이미지만을 던지고 있지는 않았다. 엄마를 찾아 떠난 주아. 다가오는 이를 밀어내는 듯 하면서도 결국 받아주고 위해주는 고양이.

깨져버린 구슬 같은 슬프고 모순적인 세상 속에서 분명히 힘을 내서 살아내는 존재들이 있다. 그들은 힘내서 세상을 살아가야지, 하고 사는 것은 아니지만 살다보니, 그리고 순간순간 다른이를 생각하는 선택을 하다보니 어떤 상황에서도 희망을 주는 삶을 살고 있었다.





너무 어처구니 없는 이야기지만 그 속에서 아픔과 희망을 동시에 느낄 수 있다는 것, 말도 안되는 이야기에 세상사가 담겨있다는 것 등에서 소설은 이런 것이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다. 사실이 아닌 척, 사실을 담고 뉴스보다 더 오래 여운이 남게 만드는 것. 삶의 선택의 순간마다 이 여운을 가지고 헤쳐나가게 되길 소망한다.


뉴서울파크 젤리장수 대학살:조예은 장편소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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