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타스캔들. 넷플릭스 드라마 추천 / 줄거리 / 스포 / 후기

한동안 빠져서 봤던 드라마.  왠지 모르게 정이가는 드라마다. 그래서 이런저런 설정과 결말로 욕을 먹어도 계속 봤고 약간 막무가내 방식으로 해피엔딩을 냈을 때는 웃기기도 하고 마음에 들었다. 늘 그렇듯 나는 해피엔딩이 좋으니까.

/ 줄거리 /

더 프라이드 학원의 수학 일타강사 최치열은 수학 강의 1인자로 명성이 자자하지만 사실 잘 먹지도, 자지도 못하고 괴로운 사생활을 영위하고 있었다. 이를 아는 그의 최측근 실장 지동희는 최치열이 먹을만한 좋은 품질의 음식 및 음식점을 찾던 중 반찬이 맛있기로 유명한 국가대표 반찬가게에서 도시락을 사다 전달해준다.


국가대표 반찬가게 사장은 혼자 딸을 키우며 자폐스팩트럼이 있는 남동생과 절친한 친구와 함께 가게를 운영하는 남행선이었다. 어느날 남행선은 동생 재우를 데리고 병원에 갔는데 최치열도 그 병원에 있었다. 재우는 치열이 입은 호랑이 옷이 맘에 들어 사진을 찍었는데 자신의 사생팬으로 오해한 치열은 재우의 핸드폰을 뺏으려 하다가 말리는 남행선과도 몸싸움을 한다.


전직 국가대표 핸드볼 선수였던 남행선에게 힘으로 되지 않자 치열은 폰을 들고 도망쳤다가 자신의 사진이 아님을 보고 후회하지만 이미 돌이킬 수 없는 강을 건넌 뒤였다.

한편 반찬가게 음식이 입에 잘 맞았던 치열은 반찬가게에 찾아가는데 거기 사장이 남행선인 걸 보고 돌아왔다가 그 음식 말고는 좀처럼 밥이 넘어가지 않아 결국 위장을 하고 찾아간다. 하지만 몇번만에 들켜 다툼이 일어나는데, 그 순간 가게에 쇠구슬이 날아와 가게 유리창이 통채로 무너진다.


이후 치열과 행선은 서로의 오해를 풀고 점점 서로를 이해하게 된다. 그런데 쇠구슬 살인마의 행적이 치열 주변을 돌아 형사들은 치열을 의심하게 되는데…

/ 스포 /

일타스캔들의 가장 큰 갈등의 원인이자 비교적 처음부터 나왔던 반전이라면 반전일 수 있는 해이와 남행선의 관계는 모녀사이가 아니라 이모와 조카 사이다. 남행선이 어릴적 언니가 해이를 놓고 갔고 그날 엄마가 사고를 당해 남행선은 해이와 남동생과 셋이 세상에 남겨졌다.


그래서 그 둘을 케어하느라 국가대표 핸드볼 팀도 그만두고 식당일 등 닥치는 대로 일을했가. 백반식당을 오래 운영한 어머니의 손맛을 물려받아서일까 결국 반찬가게를 차렸고 사람들이 많이 왔다.

그리고 남행선과 최치열은 사실 단순히 손맛이 입에맞는 사이가 아니었다. 최치열이 선생님이 되기 위해 고시를 준비하던 가난한 시기에 남행선의 어머니가 운영하시던 백반 식당을 자주 갔고 정이 넘쳐 최치열 같은 가난한 고학생을 그냥 지나치지 못하던 어머니는 맨날 찌개가 짜네 생선이 탔네 하면서 반찬을 하나라도 더 챙겨주셨다.


최치열이 아버지가 돌아가셔서 인생의 목표를 잃은 날까지도 사장님은 힘없이 지나가는 그에게 밥을 먹이셨다. 그런 은인 사장님의 딸의 손맛이라 소화 못시키던 최치열이 잘 소화 시켰다는 설정이다.


그런데 최치열이 그렇게 일에만 몰두하게 된 데에는 정수현이라는 학생의 역할이 컸다. 아버지가 바라셔서 교사가 되려고 준비하다가 아버지가 돌아가시고 그냥 학원에 강사로 들어간 최치열은 그도 정이 넘치는 성격이라 학생들 하나하나 따뜻하게 챙겨주며 잘 지냈는데 상사 강사가 치열을 통해 학교 선생에게 시험지를 구해 학원 다니는 아이 어머니와 짜고 아이에게 풀어보게 했다.

아이는 시험을 치다가 자신이 미리 이걸 풀어봤음을, 부정행위를 했음을 알았고 괴로워하다 자살했다. 그게 정수현이었다. 그 여파로 치열도 설마 시험지를 구해달라고 자기를 다리로 쓰는 거였을지 몰랐어서 괴로워하다 학원을 옮겼고 불면증에 시달리며 수업준비만 하다 일타가 됐다는 설정이다.


마지막으로 지동희는 사실 정수현의 동생 정성현이었다. 누나만 믿던 동생은 누나가 죽자 누나가 믿는 유일한 어른인 최치열의 조교로 누나 꿈을 대신 이루었고 지켜주려고 했다. 그래서 쇠구슬 살인마를 보면 다 최치열 괴롭히는 사람들을 죽인다. 그렇다. 지동희가 쇠구슬 살인마였다. 누나가 죽은 뒤 엄마의 학대가 자신에게 집중되자 엄마도 죽인 아이였다.

처음에는 쇠구슬 살인마가 지동희가 아니라 선재의 히키코모리 형인 것처럼 심지어 체포까지 됐었는데 아니었고, 형은 그냥 돌봐주던 길고양이가 자꾸 죽어 범인을 찾던 거였다. 그러던 중 지동희와 마주쳤고 얼굴은 못봤지만 검지 손가락에 아주 단단한 굳은 살이 있다는 결정적 제보를 했다.


하지만 지동희는 정체가 드러나자 이제 지킬게 없고 힘들다며 자살했다. 아이들은 모두 무사히 고등학교 시절을 지나고 선재 형도 방에서 나오고 다 해피엔딩이었다.

/ 후기 /

갑자기 어거지로 해피엔딩이 된듯한 다소 쉬운 결말 때문에 사람들이 욕을 많이 하는 것 같다. 넷플릭스 드라마에서 주말드라마나 7시 일일 드라마 같은 결말을 기대하진 않았을테니 그렇겠지만 그렇다해도 뭐 어떤가. 나는 해피엔딩이 좋다. 어찌저찌 다 잘 마무리가 된 결말이 나쁘지 않다. 할수만 있다면 현실에서 가장 바라는 마무리지 않을까.


주요 줄거리는 아니었지만 선재 엄마와 선재 이야기도 유심히 봤다. 선재엄마와 선재 라기보다는 사실 선재의 형과의 관계에서였다. 사실 선재는 너무 어른스러운 설정이긴 했다. 애가 정말 단단했다. 무슨 일이 있어도 무너지지 않았다. 무너지는 듯 보였지만 그냥 혼란스러워할 뿐이었다.

선재의 형이 너무 무너졌기 때문에 반동효과라고 볼 수도 있을 것이다. 마치 정수현의 엄마처럼 선재와 형을 학대하다시피 하며 교육한 선재의 엄마. 본인이 변호사면 공부는 스스로 하는 거라는 걸 잘 알텐데 왜 그렇게까지 강요했는지, 알면서도 그러는건 정말 그야말로 자기 욕구해소가 아닌지 화가났다.


수아엄마와 방수아도 마찬가지였다. 물론 수아엄마와 방수아는 기질이 맞아 좋은 선수와 선수메이커였지만 점점 미쳐가는 수아를 보며 수아엄마는 당황하고 뭘 하지 못했다. 그게 너무 아쉬웠다. 스토리적 아쉬움이 아니라 대부분의 한국 부모님에게 그럴때 힘들어하는 자식을 케어해주고 리드해주는 능력치가 부족한 것 같아서. 아마 자신도 힘들때 부모에게 그런 케어를 받지 못했기 때문에 그런거라고 생각한다. 우리나라는 외국과 달리 너무 결과중심적인 사회에 부모님과는 수직적관계다.

차라리 단지엄마가 나는 제일 좋아보였다. 호탕하고 잘못을 인정하는 엄마. 뭐가 되고 안되고를 어렴풋이라도 아는 엄마. 내가 부모가 되어보지 못해 자식에게 갖는 욕심이 뭔지 잘 모르겠지만 적어도 그건 최대한 버려야 하는 것이라는 건 안다.

자식은 내 분신이 아니라 내가 독립적 개체로 키워 사회에서 행복하게 그리고 따뜻하게 다른 사람과 어울려 살아갈 수 있는 사람으로 만들어야 하는 존재다. 그렇다면 적어도 아이의 기질과 취미. 특기를 알고 지지해주고 같이 고민해주는 사람이 부모일 것이다.

무조건 공무원 준비 하라고 닥달하거나 뭐가 되라고 맘대로 말하는 부모는 사실 자식이 뭘 좋아하고 싫어하는지 고민해보지 않은 부모라는 말을 들은적이 있다. 자식이 부모에게 원하는 건 내가 잘되라는 욕심이 아니라 대화하고 들어주는 소통이고 그걸 사랑으로 느낀다. 결국 부모자식 관계도 그냥 사람과 사람 관계니까.

일방적인 관계를 좋아하는 사람은 없다. 자식을 독립적 개체로 생각하는 것. 그리고 더불어 자식도 부모를 자신의 캥거루 주머니가 아닌 독립적 개체로 생각하는 것. 그것이 부모 자식이 서로 더 사랑하고 덜 싸울 수 있는 방법일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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